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4일 TV 토론회에서 우리 정부를 ‘남쪽 정부’로, 북한의 미사일을 ‘실용위성’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한미 FTA 관련 발언에서 북한이 사용하는 ‘국가보위’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과 주사파 출신 인사들은 이 후보가 ‘종북(從北) 본색’을 은연중에 드러냈다고 입을 모았다.
최주활 탈북자동지회 회장은 5일 데일리NK에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정희는 자본주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을 연장시키려는 자기의 종북 의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전반적으로 이정희 후보의 대북관은 균형 잡혀있지 않고 굉장히 편향적이다”면서 “남북통일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싶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남한 정치인이 항상 북한을 의식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보위’라는 말은 북한에서만 쓰는 말로 남한 사람이 이런 단어를 사용한 것에 놀랐다”면서 “북한 관련 서적을 많이 읽거나 주체사상파가 아니고서야 이런 말을 쓰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진보당 내에 종북 문화가 일반화돼 있기 때문에 이 후보가 그런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면서 “이 후보는 진보당 주요 인사들 중에 종북 색깔이 얇은 편에 속한다. 진보당 내 주요 인사들의 종북 성향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케 해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주사파 출신 최홍재 은평희망포럼 대표는 “이정희는 은연중에 종북 본색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전문가는 “‘보위’는 일반적인 남한 국민에게 생소한 단어이며 사용하지도 않는다”면서 “이정희 후보가 그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북한식 사상을 추구하고 관련 교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후보를 유신의 후계자라고 비난하면서 박정희 독재, 인권문제를 거론했지만 정작 북한인권 문제와 김 씨 일가의 3대 세습과 독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위’라는 단어는 북한 측이 김 씨 일가에 대한 안전 등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면서 “이 후보의 머릿속에는 북한 사상이 상당히 내재돼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