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에 ‘김정은 통일대통령’ 가능한지 물어야

4일 대선후보 간 첫 TV토론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토론자로 나선다. 통진당은 4월 총선을 거치면서 부정선거와 종북 문제로 국민적 우려를 사고 당이 두 동강이 났지만 현직 국회의원 6명을 보유한 자격으로 주요 후보 토론회에 출연할 자격을 얻었다. 진보좌파 진영의 심상정 전 진보정의당(가칭) 대선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후보 등록 전 사퇴를 선언하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이 후보는 종북세력만 남은 통진당의 정치적 교두보를 재구축하기 위해 대선 완주를 공언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은 이번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악의 본산’으로 지명한 새누리당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펴기 위해 문 후보와 어느 수준에서 공조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의 이념적 문제 때문에 불편해하는 기색도 있지만, 토론회를 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점은 내심 반기는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가 문 후보의 판정승으로 끝나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다면 이 후보의 등장이 싫지 않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국민들 입장에선 대한민국 헌정을 이끌 대통령을 뽑기 위한 토론회에 종북주의자가 나와 판을 흐리는 불쾌한 수준을 넘어, 노골적인 친북, 종북 발언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1990년대 중반 주사파 출신으로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종철 씨는 지난 5월 방송에 출연해 현재 통진당 사태를 촉발시킨 종북세력에 대해 “북한의 지령에 따라서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으로, 궁극적으로는 지금 현재 북한의 김정은을 통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소속된 통합진보당 핵심 지도부의 출발점이 됐던 민족민주혁명당의 리더로 활동하다가 전향해 현재 북한민주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환 씨도 이들의 목표는 북한 중심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과거 주사파에 몸 담았던 이들의 진단을 놓고 본다면, 이 후보는 결국 대한민국을 북한에 헌납하는 활동의 일환으로 대통령에 출마한 셈이 된다.


통진당 주사파 성향 의원들은 헌법과 국가 정체성, 주체사상과 종북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종북 주사파 몸통 논란을 일으킨 통진당 이석기 의원은 주체사상을 반대하는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종북보다 종미(從美)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규 의원은 “북한의 3대 세습을 죄악시해선 안 될 것”이라며 종북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상 탄압이라고 했다. 이 후보도 6.25가 남침이냐는 당연한 질문에도 끝내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바 있다. 그리고 출마 선언에서는 한미합동훈련을 침략적 전쟁훈련이라 칭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미FTA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꾸지 않고서는 진보라 할 수 없다며 사실상 미국을 주적으로 간주했다.


이번 대통령 TV토론회가 선거법에 의거해 이뤄지고, 그 배경에 18대 총선 결과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종북세력이라 해도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절차적으로 존중돼야 한다. 그렇다고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종북세력의 후보가 토론회에 나와 다른 후보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지켜볼 수는 없다. 국민들은 이 후보의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비난, 국가 정체성 부정, 안보 파괴, 반미 선동 행위 등에 대해 엄정한 시각으로 지켜보고 표로 심판해야 할 것이다. 박·문 후보는 설사 우문이라 하더라도 북한 김정은을 통일대통령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 후보에게 먼저 묻고 토론을 시작해도 좋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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