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장관 내정..포용정책 힘 실리나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 1일 이재정(李在禎)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내정되면서 흔들렸던 대북 포용정책 기조가 다시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통일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시절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이 부의장은 햇볕정책과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와 북핵 해법에 대한 그의 견해는 현 정권의 방침과 상당부분 겹친다.

그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해 “개성공단은 긴 안목을 가지고 유지,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금강산관광도 평화에 기여한 부분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지속되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도 그는 “근본적으로 북미관계에서 풀어야 되기 때문에 미국이 좀 더 유연한 정책을 가지고 북한과의 대화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평통은 대통령에게 수 차례 미국에 북한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는 오히려 이 장관보다 더 확고한 원칙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달 19일 한 라디오프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어느 나라 경우에도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 막아본 일이 없다”면서 2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정부가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통이 대북지원을 위해 사단법인 형태의 ’남북나눔공동체’를 출범시킨 것도 그가 부임하고 난 뒤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강력한 외풍에 흔들렸던 대북 포용정책을 재추진하기 위한 동력으로는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가 통일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마침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미사일 발사 이후 줄곧 높아만지던 위기지수가 비교적 낮아지고 북핵문제가 해결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엿보임에 따라 그는 이종석 장관보다 한층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북한과 얼굴을 맞대고 직접 협상을 한 경험이 거의 없어 꼬일대로 꼬인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재야시절 북한과 협상하고 평양 등을 다녀온 경험도 있지만 정치권에 입문한 2000년 이후로는 북측 인사와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포용정책에 대한 수정 필요성이 완전히 가셔지지 않은 데다 포용정책에 대한 보수세력의 공세가 수그러들 가능성도 희박해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도 과제다.

이종석 장관도 이 점을 감안해 정치 경험이 풍부한 그를 장관 후보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야당이 오히려 ’보은인사’라는 점을 들어 공세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소신이 ’퍼주기’ 공세에 묻힐 여지도 있다.

아울러 그는 소신이 서면 발언에 거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장점일 수도 있지만 민감한 북핵문제 등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통일부 직원들은 대북 포용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데 안도하는 한편 업무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없어서인지 장관 교체의 어수선함도 별로 느껴지지 않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