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장관의 말이 ‘씨가 먹히는’ 3가지 방법

▲ 육로를 통한 대북 쌀 지원 모습

지난해 7월 북한이 돌연 미사일을 발사했다. 정부는 매년 해오던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을 즉각 중단했다. 그러나 북한은 10월에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 이후 어렵게 6자회담이 열렸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07년을 맞이했다. 북한의 시간끌기 전술로 핵실험 정세와 남북관계는 교착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돌연 ‘무상으로 북한에 쌀과 비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추가 압박 카드를 내놓아야 할 시점에서 나온 이 장관의 발언은 당혹스러우면서도 의심스럽다.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는 심증 때문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조건 없는 무상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면서도 말꼬리에 정상회담 이야기를 꺼내놓는 모양이 ‘다른 목적’에 대한 심증을 더 굳게 만든다. 이 장관은 구구절절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한 후, 슬그머니 남북정상회담은 정례화 돼야 하며, 필요하다면 특사교환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정부가 북한에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한 이유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였다. 그후 이어진 핵실험은 대북 지원 중단 명분을 더욱 강화해주었다. 따라서 미사일과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한 대북지원을 재개하는 것은 순리가 아니다. 정부가 이 점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차원’이라는 말로 보기 좋게 포장해 쌀과 비료를 거저 주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을 얻어 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북한주민에 직접 지원할 방안부터 발표해야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대가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한다는 국민적 ‘심증’과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인도적 지원 식량이 북한 주민에게 직접 전해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라. 식량은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것이다. 김정일 정권의 군·당 간부들에게 주는 것은 인도적 지원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직접 굶주린 아이와 어린이, 노약자들에게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아내라.

둘째, 북한 당국으로부터 그런 약속을 받아낼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국제기구에 쌀과 비료를 맡겨라. 국제기구의 식량 배분 방식이 우리 정부의 방식에 비해 그래도 투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겉으로는 ‘인도적 지원을 한다’는 생색을 내고, 밑으로는 정치적 이득을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라면, 진정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려는 것이라면,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다.

셋째, 첫째와 둘째 방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6자회담이 진전되거나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라. 국내 정치를 위해 북한 주민의 인권까지 이용하려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주는 식량이 정말 필요한 북한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누가 인도적 지원을 반대하겠는가. 그리고 인도적 지원을 빌미로 남북정상회담을 구걸하면서 그 대가로 남한정부가 주는 ‘선물’로 생각한다면 그것이 ‘정치 쌀’이지 어떻게 인도적 지원미가 되는가?

이장관은 쌀, 비료 무상지원을 말하기 전에 ‘우리정부는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북한 주민에게 지원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먼저 발표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아무리 인도적 지원을 역설해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이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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