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내정자 ‘말’ 모아보니 싹수 훤히 보인다

▲ 이재정 통일부 장관 내정자

통일부 장관 내정자인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오는 17일로 예정된 가운데, 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02년 대선 과정에서 한화그룹으로부터 10억원의 채권을 받아 전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통일부 장관 내정은 ‘보은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보은인사’ ‘코드인사’ 논란보다 청문회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다름 아닌 북핵실험 이후 더욱 민감해진 대북 현안에 인식차로 인해 날선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

◆ 대북지원 재개되나 = 최근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대북지원 재개에 대해 “순수 인도주의 문제이며 잠정 중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넘어서는 조치여서 정부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나갈 사안”이라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지난달 18일 KBS라디오에 출연 북핵실험 이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인도적 지원 문제는 정말 북한의 현 상황이 아주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회복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간차원의 지원은 궁극적으로 계속 이어져야 된다”면서 “전 세계 어느 국가도 인도적 지원에 대해 막아본 일이 없다. 이 문제는 핵문제와는 별개”라고 밝혀 향후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의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생각보다 빨리 지원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지속 여부 = 북한의 핵개발비 전용의혹을 받고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해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가 지난달 19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밝힌 바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으로 1년에 1,300만 불 정도가 북한에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되는 것 같다”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은 사실상 북측에 이득을 준 것도 있지만 우리들에게도 굉장히 이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은 우리의 영산처럼 여겨져 왔고, 그것이 일종의 (남북 화해의) 상직적인 의미가 있다”며 “안보리 제재 일부로 간주해 축소한다든지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강산 비용으로 현금 대신 현물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지엽적인 문제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 탈북자, 북한 인권문제는? = 유엔은 이번 주 말에 진행될 총회에서 또 다시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정부는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지만 격론이 오간 끝에 지금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지난해 12월 MBC라디오에 출연 “북한의 인권문제는 생존권문제와 정권의 안보문제,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과제들을 총체적으로 봐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인권문제는 좀 더 포괄적이고 전략적으로 봐야된다”면서 “인권문제라고 하는 것이 북한 사회가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것을 밖에서 압력을 넣어 해결하기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밝혀 현 정부의 북한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과 맥을 같이했다.

재중 탈북자 문제에 대한 입장은 “탈북자들을 국제 난민으로 우리가 간주한다면 UN이나 다른 여러 기관들도 같이 참여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열어야 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역시 우리 외교부가 중국 외교부와 함께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것이 당면 과제인 것 같다”고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 PSI에 대한 입장은 = 정부는 13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정식으로 참여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끝내 외면하고 “PSI의 목적과 원칙은 지지하지만 우리의 판단에 따라 참여 범위를 조절하겠다”고 밝혀 정식 참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달 19일 평화방송을 통해 “한반도에서 어떤 형태의 군사작전도 있어서는 안되고, 어떤 형태의 무력적 충돌도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PSI에 참여한다면 적어도 군사적 충돌로 가지 않을 정도 범위 내에서 참여 가능하겠지만 군사적 충돌 위험이 있다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PSI 정식 참여에 정부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이다.

그는 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PSI 참여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우리 경우는 남북 간에 실제로 평화를 이룩해야 될 상대인데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민족 내부의 일”이라며 “(PSI 참여는) 정말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될 일이다.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다”고 말해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입장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