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방사청 차장 사퇴..’군대 장벽’ 실감한듯

이용철(李鎔喆.46) 방위사업청 차장이 26일 돌연 사직의사를 밝힌데는 획득제도개혁이 어느 정도 정착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차장이 공개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낸 A4용지 8장 분량의 ’사직인사’에는 그동안 각 군과 인사마찰이 심했음이 직설적으로 명기돼 있어 이 역시 사퇴의 한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는 사직을 요청한 첫 번째 이유로 “국정감사 일정과 방사청 현역군인에 대한 인사가 거의 마무리된 이 시점에 이유야 어떠하든지 각 군과 마찰을 겪은 데 대해 제 스스로 다짐한 대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도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현역인사 과정에서 제도개혁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내겠다고 공언했지만 마찰이 불거진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이다.

방사청이 각 군에서 파견된 현역 장교들의 인사를 놓고 각 군과 심각한 마찰을 빚어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1월 출범한 방사청은 올해 첫 번째 중령→대령 진급인사와 관련, 애초 방사청 소속 육.공군 장교 각각 10명과 8명을 진급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 군에서는 수용하지 않았으며 특히 해군의 경우는 군 인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명시된 ’획득인력’ 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 소속 현역들은 심각하게 동요했고 이 차장이 노력한 끝에 육군과 공군이 획득인력 몫을 인정해 각각 6명, 7명을 대령으로 진급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장은 이와 관련, “방사청 소속 현역군인들에게 대한 진급인사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련의 갈등과 이로 인해 지난 2년여의 치열한 논의를 통해 전문형 인사관리 시스템에 균열이 야기된 사태는 획득제도개혁이 얼마나 허약한 토대 위에서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방사청-국방부, 방사청-각 군과 진행된 각종 정책협의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 차장은 “지난 10개월 동안 국방부 및 각 군과 각종 정책협의 과정들에 난관과 갈등이 적지않았다”며 “이런 난제들은 방사청 능력만으로 해결하기는 제약이 있고 기존 조직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로 인한 한계가 생각 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국방제도개혁의 토대 구축이 어느 정도 끝났고 장기적, 전략적인 획득정책관리의 인식 제고를 위해 자리를 내놓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차장은 “획득제도개혁에 대해 지금보다 높은 차원에서 집중적이고 전략적으로 공식적인 논의구조를 통해 관리되길 희망한다”며 “저의 사직이 관심이 제고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 기자실에 잠시 들러 “인사마찰이 (사퇴의)한 계기가 됐지만 그것 때문에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며 “속으로 갈등은 컸지만 제 역할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후임 차장으로 방사청 내부 인사를 추천했으며 이르면 내주께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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