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장성택 현지지도 동행 줄어든 이유는?

북한 김정은이 군부대를 중심으로 현지지도를 실시하면서 ‘김정일식 군심(軍心) 챙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0일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이후 군부대를 중심으로 공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총 17회의 공개활동 중 군부대 방문 10회, 간부 양성소인 만경대혁명학원과 인민군 군악단 연주회 관람 등 2회, 경제 관련 1회, 기타 공연관람 4회로 군 관련 현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정은의 이 같은 행보의 가장 주된 이유는 체제 유지의 주력으로 볼 수 있는 군을 가장 우선적으로 챙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빠른 체제 안착을 위해선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포석이란 지적이다. 


또한 김정일에 대한 군의 충성심이 자신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지도를 답습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일은 선군정치를 내세우면서 경제 등 다른 어떤 분야보다 군을 먼저 챙기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교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일식 선군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군부대 중심의 시찰”이라면서 “(군부대 시찰은)일선 장병들을 직접 만나 충성을 유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은 현재 군의 충성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김정은의 군부대 중심의 현시지도를 놓고 북한이 선군정치를 이어갈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김정일이 해온 것을 그대로 답습해 군부대를 중심으로 시찰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에 의하면, 김정은의 현지지도에서 가장 많은 수행을 한 간부는 김명국 작전 국장(7회)이다. 이외 장성택 행정부장과 이영호 총참모장 각각 5회,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3회,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2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북한 매체들이 현지지도 수행 간부들을 모두 밝히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김명국과 장성택, 이영호 중심으로 김정은을 수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로 김정은 체제 안착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것은 과거 김정일의 현지지도 때보다 이영호와 장성택의 현지지도 수행 횟수가 줄어든 점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김정은 체제 안착 관련 업무로 인해 동행 횟수가 줄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영호 등은 체제 안정과 관련 내부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상황에서 현지지도에 적극적으로 대동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도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지만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모든 것을 장악해 국정을 운영하기에 시간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장성택이 중책을 맡아 평양에서 일정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을 현지지도에 동행시키되 일정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영호나 김정각, 장성택을 동행하면 대외홍보용은 되겠지만 실질적인 시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