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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전통적 강경 인물인 벤자민 네타냐후(56세)가 우파 정당 리쿠드당의 당권을 장악했다.
네타냐후는 19일 실시된 리쿠드 당내 경선에서 경쟁 후보인 실반 샬롬 외무장관을 크게 앞지르며 당수에 선출됐다.
네타냐후는 텔 아비브 출신으로 이미 총리를 한번 역임하였으며(1996년 6월 ~ 1999년 7월) 샤론 정부 하에서는 2003년 이후 재정장관으로 재직하였으나 지난 8월 샤론의 정착촌 철수 정책에 반발해 사임한 바 있다.
한편 현 총리 아리엘 샤론(77세)은 정착촌 철수 정책을 둘러싼 당내 반란 기류가 커져 가자 지난달 30년간 몸 담았던 리쿠드당을 버리고 ‘카디마(전진)’ 신당을 전격 창당하였다.
이로써 두 사람은 내년 3월 28일 총선에서 격돌하게 되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당 카디마가 가장 앞서 있으며 리쿠드당은 3위에 그치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 발생부수를 자랑하는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의 여론조사에서는 극우 종교정당인 샤스당에도 밀리는 10석 이하의 4위 군소 정당으로 전망되었다. 과연 네타냐후가 이 위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리쿠드당의 처지와 대조적으로 샤론의 카디마는 지지세를 더욱 확대해 가고 있다. 샤론 총리의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적(敵)이기도 했던 시몬 페레스(82) 전 노동당 당수는 지난 30일 노동당을 탈당, 카디마에 합류하면서 샤론의 평화구상을 지지해 나섰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카디마의 제 1당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샤론의 건강이 악화된 사정과 관련해 과연 이러한 지지세를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샤론은 뇌졸중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2시간 여만에 이상없음이 선언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고령을 걱정하고 있다. 샤론은 지금까지 최고령 총리로서 재작년과 작년 2차례에 걸쳐 얼굴의 악성종양 제거수술을 받기도 하였다.
샤론은 지난 8월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강행함으로써 강력한 지도력을 보여 주었으며 교착상태에 빠진 이-팔 평화정착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데 기여하였다. 카디마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을 고려할 때 그의 건재 여부가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