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걸프전 때 北미사일 밀수선 폭파 계획”

▲ 마약 밀수 혐의로 호주 당국에 폭파된 북한의 봉수호 <기사 내용과 무관>

이스라엘이 지난 1991년 북한이 시리아에 탄도 미사일을 수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지중해에서 밀수 선박을 폭파시킬 계획을 세웠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인 마이클 로스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폭파 계획은 실행 직전에 중지되었지만 북한이 외화 획득을 목적으로 중동에 대량살상무기을 수출하는데 이스라엘이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에도 북한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을 공습한 바 있다.

로스 씨는 “폭파 계획이 세워진 것은 걸프전쟁이 발발한 91년 1월 17일 직후였다”며 “모사드 본부로부터 ‘적어도 23기의 스커드 C 미사일(사정거리 약 500km)를 싣고 있는 화물선을 폭파하기 위해 공격의 표식이 되는 유도장치를 장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유럽에서 활동 중이었던 그는 그해 2월 초 동료 2명과 함께 해운업자로 위장한 뒤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 도착, 요르단과 시리아 양국 공동 소유로 보이는 화물선 ‘야룸크호’에 무게 1㎏의 유도장치를 부착했다. 이 화물선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경유해 지중해를 통해 시리아로 향하던 중 급유를 위해 기항한 사이에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폭파는 유도장치 부착 이후 2일 이내에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예정일이 지난 후 모사드 본부로부터 “총리 명령으로 중지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로스 씨는 말했다. 문제의 선박은 같은 해 3월 키프로스를 경유해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에 입항했다.

로스 씨는 폭파 중지 명령에 대해 “걸프전쟁 와중에서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시리아 등 아랍 각국과 미국으로 구성된 ‘대(對)이라크연합’을 와해시키려 시도하자 시리아를 자극할 수 있는 선박 폭격을 자제하도록 미국이 요청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시리아 핵의혹시설 공습에 대해서도 “사전에 유도장치를 부착하는 등 91년 작전의 판박이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은 91년 이후에도 시리아에 몇 백기의 미사일을 밀수했고,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공습한 핵의혹 시설 현장에도 북한의 기술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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