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9일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능력이 더 강해지지 않도록 잠금장치를 하는 것이 긴요하다”면서 “정부는 6자회담 틀 안에서 미국과 북한의 접촉이 더 활발히 이뤄지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6자회담의 현 주소와 전망’을 주제로 연 통일전략포럼 주제발표에서 “평화조약에 서명할 때까지 핵억지력을 보유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 6자회담을 통해 북한과 점진적 신뢰를 쌓아가는 것 외에 대안을 찾기 어렵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6자회담을 되돌아 보면 북한은 모든 문제를 핵으로 돌려 해결하고자 했다”면서 “갈등이 커질수록 북한의 `핵 선택 압력’도 높아져 북한의 핵능력이 오히려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를 제기하자 북한은 이를 구실로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강행했다”면서 “또 핵신고서 검증 문제로 미국이 에너지 지원을 끊고 한국도 경제협력을 중단하자 지난해 광명성 2호를 발사하고 2차 핵실험을 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또 “1949년부터 1955년 사이 미국은 소련의 초보적 핵능력을 선제공격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후 시간이 지나면서 소련의 핵 군사력이 커진 것과 같이, 지금 북한 핵을 무시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과 관련, “미국은 중국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쉽게 취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 문제가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미중간 이해관계에 따라 흘러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혁 전 수석대표는 2003년 8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우리 정부의 첫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독일대사와 국정원 1차장을 역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