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사퇴· 당권파 명예회복 타협 배제 못해”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검찰에 당원명부 서버 압수수색을 당하는 외환(外患) 중에도 이석기·김재연 국회의원직 사퇴거부 내란(內亂)을 잠재우기 위해 두 당선자에 대한 출당 조치를 조만간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 위원장은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두 당선자의 처리 문제에 대해 “다른 급한 대응을 하고 오늘 오후쯤 혁신비대위를 소집해서 결정해야 될 것”이라며 “출당 조치까지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이 직접 ‘출당’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강력 대응하겠지만 당원비대위를 만들어 당내 혼란을 자초하는 행위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를 만나 장시간 설득작업을 진행했던 강 위원장이 당내외에서 쏟아지는 강도 높은 혁신 요구에 더 귀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구 당권파의 대응 조치도 만만치 않다. 오병윤 ‘당원비대위’ 위원장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해 혁신 비대위가 출당 조치를 내리면 당원 비대위를 넘어서 전 당원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에 따르면 이·김 당선자의 당적 이동과 관련, “통진당 당규에는 꼭 피제소자의 소재지에서만 1차 심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규정이 있어 경기도당에서 심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적을 옮겨도 출당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   


혁신비대위의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출당’ 결행 의지가 강력한 만큼 구 당권파는 혁신비대위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 수사를 불러온 것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을 활용해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혁신비대위 구성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다음달 말 전당대회로 출당 문제를 끌고가 당원 총투표로 저지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기동부연합’이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상당히 덜고 당 차원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지면 다음달 중순 당기위원회에 회부되기 전에 타협안을 제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부정선거 조사에 비당권파가 협조할 경우 이·김 당선자에게 검찰 수사 불똥이 튈 수도 있기 때문에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재자로는 NL계열이면서 비당권파로 분류된 인천연합과 부산·울산연합이 거론된다.


구 민노당에서 핵심적 활동을 했던 한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그 전부터 이러한 관행도 서로 묵인 하에 이뤄져왔다”며 “우리는(당권파) 나쁜 놈들이고, 다른(비당권파) 사람은 깨끗하다고 하니 억울한 것이다. 그래서 재조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검찰까지 개입되면서 자기들(범NL계)끼리 타협이 좀 빨리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울산연합이 경기동부연합과 무슨 차이가 있나. 당기위원회에 회부되기 전까지 시간을 끌면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타협안이 마련돼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하게 되면 진보 언론에서는 ‘대승적 결단’으로 보도해 현재 수세국면을 반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편 통진당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유력 당원 100여 명이 이번 사태와 관련 22일 긴급성명을 통해 “‘당원비대위’ 대표도 ‘혁신비대위’에 참여해 혁신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도 “출당, 제명 등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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