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당선자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 받았다

4, 5월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통진당 사태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석기 사태라고 불러야 한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당권파 배후인 경기동부연합의 몸통으로 지목됐다. 총선이 끝난 뒤 당선의 기쁨도 잠시, 당내 경선비례대표 부정선거 후폭풍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갖은 궤변으로 진상 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폭력사태를 무릅쓰고도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의원에 취임하기도 전에 부정선거, 폭력사태, 이념 시비에 휘말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석기의 쇠고집은 누구도 꺾지 못하고 있다. 구당권파는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대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에 떠넘겨지고 있다. 부정선거와 폭력사태에 이어 이제는 두 개의 비대위가 출범하는 코디를 벌이고 있다. 당이 두 동강이 나기 일보 직전인 것도 사실이다.    


이석기 당선자가 의원직을 버티는 사이 그가 설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은 거의 없어졌다. 민족해방(NL) 계열이 결집한 경기동부연합만이 유일한 보호막이 되고 있다. 당기위의 출당 조치를 피하기 위해 경기도로 당적을 옮기는 ‘정치적 야반도주’도 감행했지만 이곳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윤상화 성남시 공동위원장은 “이석기 당선인이 위장전입으로 성남 지역을 다시 장악하려는 전략이라면 당장 당적을 파가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통합진보당 공식 기구인 혁신비대위는 21일까지 의원직 사퇴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이를 거부했다. 혁신비대위 측은 이날 오후 비대위 회의를 열어 이들의 출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대로라면 곧 출당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 좌파 원로 인사들이 모인 원탁회의도 강기갑 혁신비대위를 지지하면서 사실상 이석기 사퇴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석기 등원 거부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은 이석기 당선자를 주체사상파 운동권 출신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사상편향이 심해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석기 당선자에 대한 법률 검토가 끝나면 민주통합당과 협의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석기 당선자가 의원직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후퇴하면 경기동부연합에 대한 그의 지도력은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되고 조직 전체가 깊은 패배감에 젖게 된다. 부정, 폭력, 종북 시비를 정면 돌파하지 못하면 조직이 깊은 수렁에 빠져 와해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 보호 논리가 결국 독(毒)이 되고 말았다. 


향후 구 당권파가 어떤 행보를 보이건 간에 이석기는 이미 정치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그를 향하고 있는 이상 어떤 의미 있는 정치적 행위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나 과거 민혁당 활동을 부인하며 ‘종미가 종북보다 나쁘다’는 궤변만 거듭해서는 이념적 정당성도 갖기 어렵다.


이제 선공후사 정신으로 의원직을 사퇴해 당을 살리는 마지막 선택이 남았지만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결국 그가 언제까지 버티며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는지를 보는 일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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