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부정선거 핵심 당사자인 이석기 비례 2번 당선자가 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 당선자는 이번 부정선거 조사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일부 언론들이 사실을 부풀려 소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어느 순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당권파의) 실세이자 수장이 되고, 또 부정선거의 기획자로 낙인 찍혔다”며 “저를 던지는 것이야 아무것도 아니지만, (경선 부정의) 책임소재마저 분명히 하지 않는 상황은 참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비례대표를 뽑는 것도, 해임할 권한도 당원들에게 있는 것”이라며 당원 총투표 외의 방식으로는 사퇴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결과) 보고서를 사전에 본 적도 없고 내용도 전혀 몰랐는데, 발표되자 마자 갑자기 내가 괴물이 돼버렸다”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게 최소한 진상보고서에 내용이 실리려면 관련자에게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실제 내가 관련된 내용이 어디어디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내가 부정선거를 했다는 이미지만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투표 60%가 중복 아이디라는 조사결과에 대해 “생사람 잡는 게 얼마나 쉬운가 느꼈다”면서 “이정희 대표가 질문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인데 언론은 이걸 정반대로 ‘동일 아이피 60%’로 만들어 가공을 했다. 저는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과거 경기동부연합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고 했고, 법원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에 가담한 사실도 사실상 부인했다.
이 당선자는 또 당권파의 중심으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에 대해 “과거에 존재했고 지금은 없는 조직인데, 밖에서 특정한 그룹을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본다”면서 “실존하던 당시에도 이 단체에 소속돼 활동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민혁당 가담 여부에 대해 그는 “그 사건의 경우 수사 과정 자체부터 판결 때까지 저는 한 번도 인정한 적 없다. 제 공소사실 어디에도 제가 승인하거나 시인하거나 서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20대 청년 때 새로운 사회와 미래에 대한 열정으로, 혁명가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었나. 그 시기의 이야기”라면서 “지금 내가 하는 일과 과거 나의 그 사건과는 아무 관련 없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인권문제나 탈북자 문제 등 적절한 시기가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어떤 표현을 해도 의도와 상관없이 다른 형태로 가공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003년 법원이 국가 변란(變亂)을 목적으로 하는 반(反)국가단체로 규정한 ‘민혁당’과 그 전신인 ‘반제청년동맹’ 간부로 활동하면서 김일성 생일을 축하하는 유인물을 전국 대학가에 뿌리고, ‘주체기치’라는 기관지를 발행한 혐의 등(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년6월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민혁당은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한다’는 내용을 강령에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