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국방 후보 “편한 군대를 민주군대로 착각”

이상희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와 관련, “미국은 재검토가 어렵다고 하지만, 전작권 전환 시기를 지속 평가해 조정요인이 생기면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미국의 입장은 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해 이미 북핵 상황 등을 알고 고려했기 때문에 재검토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결정된 시기(2012년 4월)를 목표연도로 추진하면서 매년 안보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2006년 합참의장 재임 시 ‘미군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에 대한 진압 계획 여부에 대해 “무장병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계획을 세울 이유가 없었다”며 “민간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군을 투입하는 것은 군의 기본 임무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또한 ‘2002년 서해교전 장병 희생’과 관련한 책임 공방에 대해서는 “모든 상관들이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며 “당시 연평해전 교전규칙을 서해교전에도 그대로 적용해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일부 전투수행 방법을 바꿨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합참의장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작권 전환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는 주장을 놓고 여야가 대립했다.

통합민주당은 전작권 전환 시기와 관련, 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것은 ‘상명하복’을 어긴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합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평택미군기지 이전 관련 ‘Y지원작전’계획과 전작권 환수시기를 둘러싼 대통령과의 마찰 등 합참의장 시절 후보자가 보여준 몇 가지 사례를 볼 때 국방장관으로서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제시하는 국가 전체의 정책목표에 군이 순응하도록 이끌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명자 의원은 “2006년 10월 ‘국군의 날’ 행사 때 (전작권과 관련) 노 전 대통령에게 항명한 적이 있느냐”며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 조직 총수인 합참의장이 군 통수권자에게 항명하는 게 가능하냐”고 추궁했다.

반면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6년 10월 노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토론을 벌여 한국군의 2009년 전작권 단독행사 시도를 반대하고, 2012년 이후로 해야 한다고 건의를 했다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맹형규 의원도 질의서에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고 주변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한 것은 감정적이고 성급한 판단이라고 보인다”면서 “정권교체와 함께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의견을 물었다.

한편 이날 이 국방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해온 국방정책 및 국방개혁 과제를 과감하게 보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제가 생각하는 5년 후 우리 군의 최종상태는 바로 ‘정예화된 선진 강군’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며 그 비전의 핵심은 선진화에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군내에 전시(展示) 위주, 행정적 소요를 완전히 제거해 군살 없는 튼튼한 군대,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어 제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는 전문화된 군대를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이 후보자는 참여정부가 2020년을 목표로 입안한 ‘국방개혁 2020’ 내 군 구조개선 부분을 손질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는 “북한의 위협이 2020을 작성할 때와 달라질 수 있고, 2020을 수행하기 위한 예산 지원이 요구되는 액수보다 적어질 수도 있다”며 “군의 전력증강이 된 다음 군 구조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전력증강이 늦어져 구조개선을 못하는 그런 가변적인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68만여 명인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50만 명으로 줄일 때는 예를 들어 해안경계를 경찰에 맡기고, 군은 기동타격대 역할을 할 수 있고, 경계임무를 민간자원에 전환할 수 있는 요소들이 감안된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부분이 미흡하다면 (병력감축이)그만큼 늦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병력감축 계획도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사회적으로는 남북 교류협력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곳곳에서 안보의식이 해이해지고 군을 소비 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며 “강한 군대보다는 편한 군대를 선호하고 마치 그것이 민주군대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우리 군은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 행여나 군인이 정치적 눈치를 보고 있었다면 잘못된 것이다. 기강이 흐트러져 있다”고 했다. 또 “장병의 대(對)적관과 시민의식을 가지게 하는 교육을 각 군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