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2차 상봉…단체상봉 시작으로 3일간 애틋한 만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이 23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번 상봉에서는 북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88명이 남측 가족 357명을 만나게 된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357명은 이날 오전 8시15분쯤 사전집결지인 강원 속초를 출발, 오후 1시20분쯤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했다.

이들은 온정각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단체상봉에서 북측 가족들과 첫 만남을 한다. 이어 오후 7시부터 열리는 환영만찬을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 한다.

이어 24일에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가족단위 상봉을 진행한다. 상봉단은 이산상봉 마지막날인 25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열리는 작별상봉을 끝으로 다시 한 번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2차 상봉에 나서는 북측 가족 88명은 80∼89세가 82명, 70∼79세가 6명이다. 북측 최고령자는 88세의 권응렬·김휘영·박종성 씨 등 3명이다.

남측 최고령자는 이오순(94·여) 씨로 북측 동생 조원제(83) 씨와 재회한다.

이 씨는 “동생이 죽은 줄 알아서 오래전부터 제사를 지냈는데 이렇게 연락이 와서 만나게 돼 기쁘다”며 “그동안 살아있어 줘서 너무 고맙다”고 상봉의 기쁨을 밝혔다.

열여덟 살에 6·25 때 의용군으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는 오빠 류근철(81)씨를 만나는 정희(69)씨는 “오빠가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는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며 무당에게 점도 봤다”라며 “어떤 무당은 죽었다고, 또 어떤 무당은 살았다고 한 뒤로 찾는 걸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정희 씨는 “사망신고까지 한 오빠가 살아서 우리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적 같았다”라며 “아직도 죽었나 살았나 믿기지가 않는다”라고 감격해 했다.

전쟁 중에 인민군에 끌려가 죽은 줄 알았던 오빠 신덕균(81)씨를 만나는 동생 수석씨는 “죽은 줄만 알고 있었는데 오빠가 북에서 우리를 찾는다고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라며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