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재개 하루 빨리”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중단을 선언(7.19)하고 석 달이 지났지만 핵실험 사태 속 재개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산가족들은 18일 상봉 중단 장기화에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고령자가 많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상봉이 재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일(45)씨는 “요즘 아버지(김경출.88)께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말조차 않으신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한 화상상봉이라도 이뤄져야 하지 않느냐고 안타까워 했다.

황해도 연백 출신인 김 할아버지는 8월 9-10일과 2-23일로 예정돼 있던 화상상봉 후보자 300명 가운데 한 명이다.

대한적십자사는 7월5일 북측과 화상상봉 후보자에 대한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같은 달 27일 의뢰서에 대한 회보서를 받을 예정이었다. 한적은 생사확인 회보서를 바탕으로 최종 60명을 선정한다.

역시 화상상봉 후보자인 김례준(91) 할머니 가족도 “이제 상봉 얘기만 나오면 눈물만 흘리신다”며 화면을 통해서라고 북녘 가족을 만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허리를 다쳐 거동이 많이 불편한 상태라 가족들의 걱정이 더 크다.

가족들은 그러나 “북에서 안 한다는데 무슨 수가 있겠느냐”며 남북 관계에 어떤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상봉 대기자들이 고령이라 그 사이 사망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고(故) 강원준(1911-2006)옹은 평안남도 강동군에 두고 온 부인과 4남매를 만나는 날을 기다렸지만 지난 8월18일 끝내 한을 풀지 못한 채 눈을 감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강옹의 딸인 종란(49)씨는 “평소 건강하셨는데 상봉 중단 소식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지셨다. 그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북녘 가족을 보시겠구나 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종란씨는 “아버지께서 절대 산소를 쓰지 말고 유골을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면서 “당신이 북녘에 뿌리를 두셨는데, 자식된 도리를 다 못한 것 같다”고 슬퍼했다.

상봉길이 막혀 답답한 심정은 한적 실무진도 마찬가지다.

한적의 한 관계자는 “7월 북측의 중단 선언 후 대화 통로가 꽉 막혔다”며 “비공식적으로 이산상봉 재개 입장을 전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데 전혀 응답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적 자료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5천865명이며 이 가운데 2만8천997명이 사망했다.

또 생존자 9만6천868명 중 80세 이상 고령은 2만6천461명(27.3%), 70대는 4만1천688명(43.0%)에 달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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