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정례화 가능한 해법은 무엇인가?

통일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텐데요. 통일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또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통일대담’ 시간입니다. 1년 8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지난달 끝났습니다. 이제는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 상봉 정례화와 같은 근본적인 과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지난 8·25 합의에서 약속했던 남북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도 필요한 시점인데요. 6일 이 시간에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대해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1.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잘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 앞선 상봉행사와 비교했을 때 어떤 면이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이전에 진행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없다고 봅니다. 비슷한 형식과 내용으로 진행됐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경우 북한이 지뢰도발을 한 이후 8·25합의를 도출했고, 이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하게 된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중간 중간에 파기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행사가 진행됐죠. 과거에는 남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다가 북한이 일반적으로 파기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8·25합의를 잘 이행해서 행사가 원만하게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북한의 태도변화도 눈 여겨 볼만한데요. 사망여부만 알려주던 ‘회보서’에 ‘사망날짜’까지 적어서 보내주고 ‘작별상봉’ 시간도 1시간 늘려주는 등 기존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태도변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북한이 사망 날짜를 알려주고 또 작별 상봉시간을 한 시간 늘려준 것은 상당히 긍정적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한이 좀 더 성의 있게 우리가 상봉을 신청한 북측 가족의 생사여부나 특히 돌아가셨다면 언제 돌아가셨는지 이런 것까지 통보를 해주었기 때문에 이런 관행이 앞으로 정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식의 어떤 북한이 변화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앞으로 남북관계개선을 위해서 우리 측하고 우리 한국하고 좀 대화를 재개하고 관계개선을 하기 위한 전제로서 이산가족 상봉을 원만하게 치르려고 하는 그런 태도를 좀 보여주었기 때문에 좀 더 진전된 태도가 나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됩니다.

3. 북한 측 상봉 단장 리충복의 행보도 주목되는데요. 리충복은 상봉기간 내내 ‘남북 관계 진전’을 강조했습니다.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공화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발언도 있었는데요. 어떤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시나요?

북한이 지금 8·25합의 이후에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히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리충복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이고요,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북한이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은 그 동안 우리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일관되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북한 입장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상당히 필요합니다. 일단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서 북한이 한국의 대북투자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고, 지금 북한이 19개 경제개발구를 발표했는데 이런 경제개발구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대북투자가 절실합니다. 특히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 대해 북한이 상당이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서 원산 관광특구를 개발하려고 하는 의지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지하자원 가격이 하락하면서 외화수입이 줄어들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방안으로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현재 북한의 대외적 고립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 대외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도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합니다. 때문에 북한이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이번 상봉행사에도 봤다시피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이산가족 정례화를 요구하는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는 우리 정부에서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산가족이 너무 많고, 상당히 연로하신 분들이 많고 그렇기 때문이죠. 해가가면 갈수록 이산가족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100명 단위로 이산가족 상봉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북한 정부에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될 때만 할 것이 아니라, 항시적으로 1년에 한 두 차례 행사를 하자고 요구했는데 북한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역시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정례화되기 위해서는 북한 쪽에서 확실한 태도변화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남북관계로 활용할 문제가 아니고 인도적 차원에서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5. 우선 양측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이 문제는 왜 이제까지 지지부진했던 건가요?

생사확인 문제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 이산가족들은 남측에 있든 북측에서 있든 자기 부모·형제가 살아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건강한지, 또 돌아가셨다면 언제 어떻게 돌아갔는지 이런 것이 가장 궁금해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과의 수많은 남북대화와 협상에서 정례화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습니다. 제안을 했는데 북한은 역시나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산가족 생사확인 문제의 경우도 북한에서 수용을 하면 생사확인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북한이 여러 가지 행정상 문제 같은 것이 한국에 비해서 뒤떨어져 있고 시스템이 일부 마비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생사확인에 드는 비용이 필요하다면 우리 정부가 일정한 지원을 통해서 행정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이산가족 생사확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거기에 호응해 나오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6. 일각에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를 북한이 인도주의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단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연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나 생사확인 문제와 같은 이산가족 문제해결은 별도로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협상이 필요할 때 또는 대화가 필요할 때 우리 정부에게 특혜를 베푸는 식의 레버리지(지렛대)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도 상당히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별개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금강산 관광 재개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만약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한다면 우리 정부차원에서 심사숙고 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과연 이 둘을 연계해서 정례화하는 것이 옳은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원인 해결없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맞바꿀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을 해야 되는데, 아직 북한이 그런 제안을 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제안이 이루어졌을 경우, 고민을 해봐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7. 금강산 관광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의지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정부가 내걸었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선결조건이 무엇입니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원인은 박왕자 씨 피격사건 때문이었죠. 우리 국민인 박 씨가 금강산 관광을 갔다가 북한군 초병이 쏜 총에 맞아서 사망한 사건인데, 이 사건이 발생하고 우리 정부가 내건 요구조건은 3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피살사건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신변안전 보장책을 강화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죠. 우리 국민이 금강산에 가는데 이런 식의 또 다른 피살사건이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신변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했어요. 세 번째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3가지 조건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는 우리 정부가 내걸었던 3가지 조건에 대해서 북한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면 그 후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또한 금강산 관광재개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연계한다면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는 우리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 이런 것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당국자 회담’이 열려야 할 텐데요. 지난 8·25합의 때 양측이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당국자 회담 개최 가능성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일단 8·25합의 이후에 남한도 그렇고 북한도 그렇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도 우리와 관계개선을 하기 위해서 여러 민간 교류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요. 이산가족 상봉도 원만하게 진행을 했고, 또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남북관계에 개선에 대해 얘기를 했고 북한하고 대화 필요성에 대해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당국자 회담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북한이 만약 도발을 한다든가 예를 들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다, 이런 식의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는 상당히 개선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또 당국자 회담도 충분히 열릴 수 있다고 봅니다.

9. 회담이라고 하는 것이 ‘시기’와 ‘의제’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시점에 어떤 주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시나요?

지금 남북당국자 회담 시기를 연내에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 관련 논의가 되고 협의가 되고 여러 가지를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현재 그게 진행되고 있다면 연내에 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그게 좀 더뎌진다면 내년 1,2월 정도에 하면 좋지 않나 생각이 되고요.

일단 남한도 그렇고 북한도 그렇고 현재 관계개선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당국자 회담은 가능한 내년 1,2월 사이에 열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의제가 중요한 데 의제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같은 정례화, 인도적 사안 등에 대한 부분에서 북한이 정례화를 하는 문제라든가 또는 생사확인을 하는 문제들을 우리 정부 입장에서 진전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북한 쪽에서는 아무래도 한국의 대북투자를 끌어내려고 하겠죠. 개성공단 활성화라든가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라든가 이런 것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문제는 5·24조치 해제 문제와 직결돼 있습니다. 저는 당국자 회담이 열린다면 남북한이 5·24조치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해결해서 당국자 회담에서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적절한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또한 5·24조치 관련해서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서해상에서 일어난 군사적 충돌 같은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정부도 그에 대한 유감표명을 수용하는 선에서 적절하게 합의가 도출된다면 남북관계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0. 민간 교류도 다방면에서 확산되고 있는데요. 남북 노동자들의 축구대회가 열리고 남북 학자들이 개성 만월대에서 모이는 등 남북교류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당국 회담 개최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습니까?

민간 교류가 활성화되는 것은 지금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고, 또 당국자 회담을 여는데도 상당히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민간 교류는 여러모로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11. 그런데 이렇게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상봉 기간 동안 북한의 단속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계산된 행동이라고 봐야할까요?

이산가족 상봉 기간 동안 북한 단속정이 서해 북방 한계선을 침범한 것은 충분히 계산된 행동으로 볼 만한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북한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은 남북 간의 대화 국면이 조성되더라도 NLL문제 등에 대해서 여전히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높고, 또 남북관계가 진전된다고 하더라도 북한 쪽에서 NLL침범은 물론, 핵 개발과 관련된 여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남북관계 개선과정에서 남북대화가 이루어지더라도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NLL문제나 안보문제 관련해서 타협의 여지를 두면 안 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회담에서 이런 문제를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인도적 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협의 등이 필요할 것 같고, 그 외 남북교류 활성화 방안 같은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2.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묻겠습니다. 최근 대화 분위기 속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향후 대북전략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정부가 일단 현재 상황에서는 당국자 회담을 시급히 개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만약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 의지를 갖는다면 당국자 회담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화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당국자 회담에서는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5·24조치해제 문제라든가 인도적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 꺼내놓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이 지난번 지뢰도발 같은 군사도발을 하지 않도록 북한 측에 요구하면서 우리가 인도적 지원이나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 민간교류 등을 활성화하겠다하는 것을 잘 협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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