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성 대북전단 살포 순수성 의심받아”

정부가 22일 사실상 허용해온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북한이 도발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전단 살포를 막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전단 살포를 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정부의 제지와 북한의 도발 엄포에도 탈북자 단체들이 전단 살포를 강행하는 이유는 ‘전단 효과’ 때문이다. 외부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전단이라는 얘기다. 외부 정보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뿐 아니라 북한 변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북한 당국도 이러한 전단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들의 전단 살포에 군사적 대응까지 운운하며 발끈하고 있다는 것이 탈북 단체들의 지적이다. 


황해북도에서 국가안전보위부 관련 일을 했던 탈북자 차광옥(44)씨는 “전단살포로 남북관계가 긴장되기도 하지만 외부정보가 철저히 통제되는 북한 실정에서는 그렇게(전단 살포)해서라도 남한의 생활과 실상을 알려야 한다”면서 “북한 당국에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도 경제난 속에서 남한 전단지를 보고 탈북을 결심한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차 씨는 “전단을 통해 김정일 일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면서 “탈북자들이 광주 무등산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봤다. 가식이 아닌 진솔한 표정과 모습에 남한사회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탈북자 김금숙(33)씨는 “북한서 남한 라디오를 많이 들으면서 남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았지만 실제로 보지 못해 반신반의했다”면서 “하지만 그러한 의심도 전단지를 보게 되면서 차츰 풀리기 시작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두려움 속에 본 전단지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탈북을 결심하게 하는 데 전단지의 영향이 컸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전단지를 통해서 외부 소식을 보고 그들도 진실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전단지를 꼭 날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탈북자는 전단 효과가 크지만 북한 당국이 전단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수거하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전단을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보다 많은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보다 많은 주민들이 외부세계와 접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벤트성 전단살포가 아닌 보다 많은 주민들에게 전단을 살포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비공개로 전단을 살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 씨는 “어제와 같이 하면 전단 살포의 순수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비공개로 북한에 보다 많은 전단이 보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