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도 탈북민 만날 듯…“北정권 치부 드러내 압박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해 7월 8일 오전(현지시각) 독일 함부르크 G20 회의장에서 열린 ‘세계 여성기업가 기금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현 미국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거론되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한국 방문 기간 젊은 탈북여성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의회 국정연설에서 탈북민 지성호 씨를 소개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탈북민 4명을 면담한 데 이어 이방카 고문 역시 탈북민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 당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인권문제를 지적함으로써 강력한 대북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향후 대북 인권제재를 포함한 전방위 제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0일 데일리NK에 “미국은 김정은 정권이 교체되지 않는 한 비핵화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결국 최대의 압박작전으로 북한을 봉쇄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인권 문제를 강조하는 것도 김정은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김정은 정권의 치부인 북한인권 실태의 심각성을 드러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등 ‘최대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탈북민들의 입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폭정을 부각시켜 정권 자체의 부당성을 입증하려는 것이고, 내면적으로는 레짐체인지(정권 교체) 의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탈북민은 북한 내 체제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이 가장 아파할 고리, 즉 정권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김정은에게 명백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인권 문제를 핵 문제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아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탈북민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따라 향후 탈북여성들과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이방카 고문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퍼스트 도터(First Daughter)로서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방카 고문의 발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북한인권에 대한 그의 지적과 문제제기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9일 탈북민 4명과 약 40분간 간담회를 가진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는 아직도 포로 수용소가 있고, 북한 주민 70% 이상이 식량 지원이 없으면 생존하지 못한다”며 열악한 북한인권 실태를 밝힌 바 있다.

또 이 자리에 참석한 탈북민을 향해서는 “(여러분은) 아직도 자유를 갈망하는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대변한다”며 “여러분이 북한의 폭정을 피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전 세계인이 듣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당시 탈북민 지 씨의 사연을 비교적 상세히 소개한 뒤 “북한만큼 철저하고 잔인하게 자국민을 억압한 정권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타락상을 살펴보는 것만이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 가해질 수 있는 핵 위협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여 북한인권과 북핵 문제가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방카 고문은 오는 23일께 방한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