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北 개방의 둑을 터뜨려라

▲ 19일 18시 SBS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SBS 캡쳐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당선자의 공식 대북정책은 ‘비핵 개방 3000’이다.

간단히 말해 ‘북한이 비핵화하고 개방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 3천달러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고 개방을 하지 않을 경우 어떤 대북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은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이라면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고, 개방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북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따라서 ‘비핵 개방 3000’은 ‘대남 선거전략’을 위한 ‘슬로건’일 수는 있지만 대북정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물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구체적인 대북정책까지 모두 공개하는 것이 집권 후 대북전략 수행을 위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내부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또 그런 전략적 판단이 상당부분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당선 뒤에는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대북정책은 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특정 정치인이 통일의 초석을 닦은 대통령으로 자기 이름을 역사에 남기기 위한 정책이나, 노벨상을 쟁취하기 위해 인간의 기본권인 인권까지 무시하는 개인의 위선적 정책이 이제 더이상 등장해서는 안된다.

때문에 대북정책의 국민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 후에는, 적어도 큰 방향에서는 대북정책의 그림이 나와 주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바라는 대북정책의 큰 방향은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의 개혁개방이다. 핵문제, 한반도평화문제를 비롯하여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영역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 등등이 모두 북한의 개혁개방 문제와 바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설사 북한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성(理性)을 잃지 않았다면 북한 개혁개방이 대북정책의 목표이자 동시에 한반도평화정착-평화통일-한반도 선진화로 가는 핵심 경로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은 선군정치 아래 본격적인 개혁개방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장을 죄었다 풀었다 하며 지그재그식 불투명한 개혁과 금강산, 개성공단 같은 지극히 느린 독재통치자금을 위한 현금확보 위주의 일부 모기장 특구식 개방을 해왔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김정일 정권이 스스로 능동적인 개혁개방으로 나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오도록 강력히 추동하는 전략을 대북정책의 큰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에게 개혁개방을 ‘부탁’하거나 ‘애걸’할 것이 아니라, 대북 경협과 각종 협상에서 회유 협박 강제를 병행하면서, 김정일에게 본격적인 개혁개방이냐, 정권교체냐를 놓고 선택을 강요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 2300만 주민이냐, 김정일 정권이냐를 놓고 북한 주민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정책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 주민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국제사회에서 지난 10년동안 추락해온 대한민국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포괄적으로 ‘능동형 北 개방정책’이 기본 특징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명박 정부 5년간 북한 개방의 둑을 터뜨리는 정책을 펴야 하는 것이다.

◆현 북한정세 판단= 지금 북한은 배급제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주민들의 자생적 시장이 확대되었다. 중국과의 교역과 시장에서 장사로 먹고사는 주민이 크게 늘어났다.

10년간 중국 및 남한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외부 정보가 유입되었다. 당국의 통제와 감시, 인권유린, 폐쇄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김정일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도는 약화되는 추세에 있다.

북한당국은 개혁개방 계획이 없이 자생적 시장이 확대되면 통제하는 움직임을 되풀이 하고 있다. 분명한 국가경제정책이 없이 땜질식 정책, 대외 의존적 경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6자회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담은 2.13 합의가 도출되어 핵시설 불능화가 진행되었으며, 핵프로그램 신고문제가 현안으로 올라 있다. 북한의 앞날과 관련하여 상당히 중요한 기로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이 말은 한국이 하기에 따라 북한을 강력하게 개혁개방으로 추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말이다.

◆대북정책의 목표와 원칙= 이명박 정부 5년간의 대북정책의 목표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 ▲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 추구 ▲ ‘북한 정상국가화’를 통한 통일기반 조성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북한 개혁개방 촉진과 국제사회 편입 ▲북 주민 인도주의 문제 해결과 北인권 개선 ▲ 남북 쌍방교류와 경협 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또 대북정책 추진원칙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중시하는 인류 보편적 가치 중시 ▲자유, 민주적 가치 추구 ▲북 주민 생존권, 행복추구권 중시 등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즉 북한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해서 사고하면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울러 대북정책에서 국제협력을 중시해야 하며, 한미일 공조에 기초하여 중・러・EU와 외교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대북 인도지원 분야 등에서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국내외 민간단체간 대북문제 상호공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즉 대북정책 수행에서 전략적 민-관 협력체계 구축하고 국제공조로 나가야 한다.

◆북 개혁개방 촉진과 국제사회 편입=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촉진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먼저 북한 개혁개방 종합플랜을 작성한 뒤, 이에 대해 한미일이 합의하고 중국의 동의와 협조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일 공조-중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만약 북한 비핵화가 될 경우 투자지원 및 경제재건 국제컨소시엄을 바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 내・외부에 개혁개방파를 미리 형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공조에 바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구축과 평화통일의 과정은 북한에 인권과 민주화가 실현되어 가는 과정과 동일하다. 한반도의 인권실현과 민주화의 과정이 다름 아닌 평화통일의 과정인 것이다.

◆ 北 급변사태 대비 ‘북한관리안’ 준비 = 이명박 정부는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북한 내부 급변사태에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90년대 중반 300만명이 굶어죽는 대아사 사태가 계기가 된 이후의 북한체제는 결코 안정돼 있지 않다. 북한 현대사 60년 전체를 살펴볼 때 지금 시기만큼 체제 불안정성을 보인 경우는 전쟁 시기와, 94년~98년 외에 없다. 5,60년대 이른바 소련파 중국파에 의한 ‘종파투쟁’ 시기에도 현재만큼 불안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 5년간 특히 이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어야 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국제공조 방안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두어야 한다. 대책의 내용은 ▲북한난민처리 및 긴급구호 대책 준비 ▲한국-미일중러 주변국 공조 ▲북 경제건설 및 남북 동질성 회복 과도기안(10~15년) 준비 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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