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제 ‘컴도저’ 입증할 때 왔다

장기간 계속돼온 촛불사태가 ‘효순 미선양’ 추모제와 6.15 8주년을 거치면서 변질되고 있다. 촛불시위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라는 겉옷을 걸친 채 정권퇴진, 반미(反美), 좌파 대결집으로 전환되고 있다.

거리의 촛불 선봉대는 “이명박 물러가라”는 구호를 더 뚜렷이 하고 있다. 선봉대의 구호에서 ‘KBS 감사 반대’도 등장했다. 저질 인터넷매체의 선동은 강도를 더해간다. 14, 15일 새벽까지 광화문은 ‘해방구’라는 이름의 난동장이 되었다.

이미 대한민국 정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대통령직(presidency)의 권위는 ‘개’도 못되고 ‘쥐’ 수준으로 추락했다. 13일 밤 부산,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하여 “청와대로 쥐덫을 보내자”는 표현도 등장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라는 간판을 내건 집단은 스스로를 ‘국민의 대표’로 칭하면서 “쇠고기 전면재협상을 명령한다”며 오만불손하고 치기 어린 망발을 해대고 있다. 급조된 임의단체가 ‘국민의 대표’를 참칭(僭稱)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조롱한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사람이 “잠자는 아기가 깬다”며 경찰에게 호루라기를 불지말라고 욕을 했다. 초대형 스피커와 함성이 뒤섞인 대규모 시위 현장에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사람이 제정신이 아닌 것이지, 어떻게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의 호루라기가 잘못되었나?

13일 밤 촛불시위대는 편파방송으로 비판받는 KBS, MBC를 “촛불로 지키자”며 여의도로 몰려갔다. ‘미국산 쇠고기’는 허울뿐이고 ‘정권타도’ ‘좌파 대결집’ ‘반미’가 이미 수면 위로 확실히 오른 것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조기타도’가 목적임을 이제 숨기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되었을까?

촛불사태 원인과 배후

어떤 사람들은 40일이 넘은 이번 촛불사태에 배후가 없다고 주장한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제, 대동제를 즐긴다는 주장도 있다. 촛불사태의 원인은 이른바 ‘검역주권 상실’과 ’30개월령 이상 수입가능’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쇠고기 협상이었고, 촛불시위는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축제라는 것이다. 물론 눈에 들어오는 현상적인 면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하면서 ‘안전문제’뿐 아니라 ‘안심문제’까지 정치적으로 고려하지 못한 점도 없진 않았다. 그것이 원인이 된 것도 부인하진 않는다.

하지만 작금의 촛불사태를 밀고 나가는 세력들은 미국 쇠고기 수입문제를 87년 6.10 항쟁과 연결짓고, ‘효순 미선양’ 추모와 연결시키고, ‘KBS 감사반대’로 쓰리 쿠션을 때리고, 이명박 퇴진과 밧줄로 묶어두려 한다. 이 사태롤 이러한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배후가 없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의 이 사태를 어떻게 87년 6.10 민주화운동과 연결지을 수 있는가?. 6.10 민주화운동은 ‘대통령 직선제 쟁취’라는 민주주의 발전의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작금의 촛불사태의 배후는 쇠고기 문제를 앞세워 반미와 이명박 정부 퇴진으로 몰고가는 것이 근본 목적이다. 6.10 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 쟁취라는 숭고한 목적이 있었다면 이번 촛불은 애초부터 반미친북 세력의 이명박 정부 흔들기가 목적이었다. 다만 그것이 전면에 나타나지 않았으니까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문화제’라는 표현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경찰을 조롱하고, 공권력에 침을 뱉으며, 정치적 미숙아들이 국민의 대표를 참칭하고, 여중 여고생들이 대통령을 쥐새끼로 만드는 것이 문화제요, 대동제라면 60~70년대 마오쩌둥과 4인방의 조종으로 중국 홍위병 미숙아들이 벌인 ‘조반유리'(造反有理)는 위대한 ‘문화올림픽’이었던가? 문화제와 선동의 광기가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 지금 저질좌파 인터넷매체들은 이 미친 선동의 전위부대가 되어 있다.

이번 촛불사태에 배후가 없다는 주장은 운동에서 원인이 없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어떤 현상이든 원인이 없는 결과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광우병 대책회의’는 지난해 9월 남북공동실천연대 등 친북반미 단체들이 만든 ‘진보연대’가 주축이다. 여기에 ‘참여연대’도 대책회의 상황실에 참여하고 있다. 진보연대의 공동대표는 오종렬이다. 이들이 촛불사태에 맨처음 불을 붙인 장본인들이고 바로 쇠고기 문제를 반미와 정권타도로 떠밀고 가는 핵심들이다.

진보연대의 오종렬, 통일연대의 한상렬 등은 소수 극렬 반미집단이다. 이들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주요 임원이다. 오씨, 한씨의 이력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효순 미선양 사건 범국민대책위,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맥아더 동상 강제철거 시도, 한미FTA 반대 등등 반미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반미가 ‘신앙’이다. 지하철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피켓을 든 광신도처럼 이들에게는 ‘반미 천국, 친미 지옥’ 같은 단순무식한 광신만 있을 뿐이다. 이 사람들과는 지미(知美), 친미(親美), 전략적 동맹, 21세기 신안보 등에 관한 대화 자체를 할 수 없다. 오로지 반미는 선(善), 친미는 악(惡)일 뿐이다.

이들은 또 ‘반미’를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 반미가 잘되면 좌판을 벌여놓은 ‘반미 장사’가 잘 되는 것이고, 반미가 사라지면 실직자가 된다. 이들은 이번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따낸 것이다. 촛불사태의 ‘초기 조건’은 바로 이들이 만들었다.

촛불사태의 최초 발화지점은 MBC였다. ‘PD수첩’이 광우병에 관한 사실관계(fact)를 날조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인간광우병 발생 가능성을 엄청나게 과장 선동한 것이 핵심적인 원인이었다. 한국인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금방이라도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것처럼 영상 이미지를 조작하고, 전혀 다른 병인 CJD(크로이펠츠-야콥병)를 인간광우병(vCJD)으로 날조했다. CJD는 소와 상관이 없는 병이다. ‘PD수첩’은 소문자 ‘v’ 한 글자로 아주 비열한 날조를 한 것이며, 이 대목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보도기관에서 팩트를 날조하기 시작하면 이미 보도기관으로 보기 어렵다. 언론사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한다는 권위와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한다. 또 언론사는 현실적으로 사회의 준(準)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일정한 목적을 수반하여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날조할 경우, 범죄적 요소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기업으로 치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언론사의 사실관계 날조는 아무도 모르게 슬쩍 산불을 놓는 익명의 방화범이나 다름 없다.

MBC의 광우병 선동이 나오자 곧바로 오종렬 등 진보연대는 재빨리 ‘초기조건’을 만들었다. 이들은 초기에 스스로 촛불을 점화한 뒤, 첫 1주일 동안 촛불이 번지는 것을 확인하자 전면에서 뒤로 빠졌다. 이 1주일 동안 좌파 인터넷 선전매체들은 ‘먹거리’라는 인화성(引火性)이 강한 소재에 적극적으로 거짓 선동의 나팔을 불어댔다. 이것이 이번 촛불사태의 기본골조이다.

이 골조 위에 지난 10년간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누적된 불만, 80대 20의 양극화 구조, 유가를 비롯한 급등하는 물가, 이명박 정부의 잇따른 인사실패에 따른 국민 소외감 등 정치적으로 하중이 많이 나가는 요인들이 차례로 포개지되면서 민심 대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사태의 전개과정을 요약하면 MBC의 인간광우병 팩트 날조와 거짓 선동→친북반미 세력의 점화 → 인터넷 저질 매체들의 ‘뇌송송 구멍탁’ 부화뇌동→촛불 확대(10년간 누적된 경제악화와 양극화 + 이명박 정부의 ‘가진 자 인사정책’과 정치력 부재) → 민심 대폭발의 수순을 거친 것이다.

촛불사태에는 ‘씨앗’이 있다

이번 시위사태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중 여고생 등 10대들이 많이 참여한 것이다. 여기에는 전교조 교사들의 사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보연대는 이 10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축제의 형식’이 필요했고, 윤민석(43·한양대 무역학과 84학번)씨의 ‘헌법 제1조’가 현장 주제가가 되었다. 윤씨는 ‘김일성 대원수는 인류의 태양’ ‘한민전 10대 강령’ 등의 노래를 만든 장본인이다.

따라서 이번 촛불사태의 배후는 ‘친북반미’이며, 단 하나의 키워드만 꼽으라면 ‘반미’가 된다. 이것이 ‘운동의 씨앗’이며, 이 씨앗이 지금 몸집을 불리며 정권타도 운동으로 이행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반미’의 배후는 어디인가? 그것은 평양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당국은 13일 사회단체 명의로 잇따라 담화를 발표했다.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과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은 “각계층 군중이 참가하고 있는 정권 반대투쟁은 단순히 쇠고기 시장 개방만을 반대하는 생존권 투쟁이 아니라 반인민적,반민족적 정책 전반에 대한 저주와 분노의 폭발”이라며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묻는다. 그렇다면 지금 김정일이 촛불사태를 직접 조종하고 있다는 말이냐? 그렇지 않다. 김정일이 할일이 없어서 남조선 촛불시위 같은 하찮은 일까지 일일이 지시하겠는가? 촛불사태의 초기조건을 만들고 대중화로 밀고 나가고 운동의 방향을 조정하는 씨앗들이 평양의 하수인 내지 ‘자발적 하수인’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결국 지난 60년간 분단상황과 김정일이 낳은 ‘정신적 사생아들’이 사태의 씨앗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눈에는 이것이 보이지 않는다. MBC의 주장-‘보도’가 아니다-에 따라 ‘광우병 걸리기 싫어’ 촛불집회에 나온 순수한 시민들 눈에는 이 구조가 보일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뉴스데스크는 유모차 끌고 나온 아줌마에게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묻는다. 그 질문을 하는 기자도 이 구조를 모르는데, 어떻게 유모차 끌고 나온 아줌마의 눈에 ‘배후’가 보이겠는가? 어리석은 질문에 어리석은 대답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런 종류의 뉴스는 촛불집회에 또다른 인화물질이 된다.

정부에서조차 초기 1주일 동안 이 사태의 본질을 보지 못했다. 열흘이 지나서야 경찰청장이 ‘배후가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때는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 이후 정부의 조치들은 모든 타이밍을 놓쳤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을 거치면서 경찰과 정보기관 전문직들조차 멍하니 발톱이 무디어질대로 무디어진 것이다. 발톱이 무디어진 매는 이미 매가 아니다. 쥐 한마리도 잡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는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 법치주의의 권위, 정부와 대통령직의 권위, 정책, 합당한 공권력의 조치 등 대한민국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주요 수단들이 모두 우습게 됐고 조롱 대상이 되었다. 정부는 대증(對症)요법에 유화(宥和)주의, 절충주의로 나가다 보니 사태의 주동성을 장악하지 못하고 계속 떠밀렸다. 결국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까지 떠밀려 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검증’이라는 반드시 있어야 할 이성(理性)주의와 과학주의는 우리사회에 아예 발도 붙이지 못했다. 이성-합리-과학의 자리에 감성-선동-중우(衆愚)주의가 전면에 나섰다. 청와대-정부 여당의 정치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초기 1주일간 MBC의 잘못된 선동을 바로 잡고, 극소수의 광화문 ‘반미 씨앗’들에게는 법치주의를 엄격히 적용하고,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문제를 이성주의와 과학적 토론의 장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이어서 곧바로 보수포용정책과 청와대, 정부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들어갔으면 작금의 이 사태까지 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들이 바라는 수준에서 항상 30% 언저리에서 맴도는 임시방편조치만 하니까, 국민들에게 더 변화의 갈증만 키운 것이다.

이젠 가래로도 못막아…이명박, 스스로 ‘컴도저’ 입증해야

지난 40여일간 우리가 잃은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추락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대한민국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선진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상당부분 꺾여 나갔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원상복구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제는 청와대-정부 여당이 전면 쇄신하는 수밖에 없다. 청와대 수석 몇자리, 내각 몇자리 바꾼다고 사태가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완전히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필사즉생의 각오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재산 얼마 이하, 특정지역 특정대학 배제 등과 같은 임시조치로는 이 사태를 막기 어렵다.

필자가 보기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단계도 지난 것 같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래가 아니라 ‘불도저’다. 그것도 치밀하고 과감한 ‘컴도저’가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진짜 ‘컴도저’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것은 1)보수-자유주의 진영, 중도진영을 모두 포괄하면서 2)대한민국 선진화 비전과 정책 수행 철학을 국민앞에 정확히 다시 제시하고 3)청와대,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와 내각을 처음부터 새로 짠다고 생각해야 한다. 유사 이래 인사정책에서 만고불변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적재적소’다. 그 자리에 가장 일을 잘 하는 사람을 골라서 앉히는 것이다. 이 ‘적재적소’를 진짜 잘하면 자연스럽게 출신지역, 재산, 출신대학 문제도 합리적인 비율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 있다.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 민주주의 정부로 교체되지 않는 한 이같은 촛불사태는 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구조가 작동하는 한 대한민국의 앞날과 한반도 선진화는 매우 어렵다. 이 구조를 밑둥에서 쳐내는 큰 전략은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김정일 정권을 개방화된 민주정부로 교체해주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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