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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29일 “이번 선거(대선)는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여권은 민족공조라는 측면에서 남북을 중요시하고, 우리는 남북관계도 중시하지만 전통 우호국과의 국제협력도 중시한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한반도에서 핵이 없어져야 한다는 철저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핵이 없어져야 경제협력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가 남북정상회담의 대선 영향력에 대해 묻자, 이 후보는 “대선에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정상회담이 핵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핵을 용인하고 기정사실화 하는 것으로 가버리면 안된다. 특히, 양측이 핵을 두고서도 평화협정을 맺는다든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한 “대북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문제가 2단계 동결까지 가는 것이고 이를 통해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자신의) ‘비핵 3천’공약을 통해 북한의 생활수준을 1인당 국민소득 3천달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1인당 소득 3천달러가 되면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을 가질 수 있고 인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라면서 “이 때쯤 가면 통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버시바우 대사는 “2∙13 합의의 의미는 (핵)폐기 단계마다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핵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13합의) 2단계 합의를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3단계는 2단계보다 훨씬 시간이 덜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탈레반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해서 이 후보는 “탈레반에 납치된 피랍자들의 석방과 관련된 미국의 깊은 관심에 고맙게 생각하며 앞으로 테러 근절을 위해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지구상에 어떤 이유로도 테러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미 관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동북아 평화와 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한미 간의 공조가 중요하며 (한미는) 깊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17대 대선에 관한 얘기도 오갔다. 먼저 한나라당 경선에 대해 버시바우 대사가 “아주 인상적인 결말이었다. 축하 드린다”고 하자 이 후보는 “아주 긴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이후 이 후보가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 솔직히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버시바우 대사는 “거기에 대한 답변은 이 자리에서는 거절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선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진보진영(범여권)에서도 경선이 이뤄지고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답변하기 힘드니까 내가 가르쳐 드리겠다.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자 다시 버시바우 대사는 “미 국무부에 보고하겠다”고 맞장구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