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신드롬은 3金 ‘메시아주의’ 후속편”

▲ ‘처음처럼’은 9일 국회에서 ‘대통합신당과 2007년 대선’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맨 왼쪽이 손혁재 운영위원장.ⓒ데일리NK

“일제의 식민통치와 해방 후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뛰어난 지도자로 평가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감이 된 것은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열린우리당 중도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의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합신당과 2007년 대선’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한국 민주주의는 매우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이어 “지난날 ‘반독재민주화운동’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3, 40대가 진보·개혁세력을 좌파로 규정하고 한나라당과 이명박 지지 기반으로 바뀐 현상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명박 신드롬의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3김의 퇴장과 더불어 이제는 사라진 ‘메시아주의’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이 전 시장이 ‘청계천’에서 보여준 추진력과 현대 CEO로서의 ‘경제적 능력’을 발휘해 우리 경제를 살려낼 ‘영웅’이 될 수 것이라는 기대가 그의 문제점들을 눈감게 만들었다는 것.

그러면서 손 위원장은 “국민들은 정부여당에는 철저한 검증과 응징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이나 이 전 시장에 대해선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묻지마 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수구세력은 두 차례의 대선패배에 따른 위기감으로 ‘능동화’되었다”면서 “뉴라이트로 상징되는 능동화된 보수는 참여정부와 열린당을 ‘반미-친북-좌파’라는 틀에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위원장은 올해 대선전망에 대해서는 진보진영이 지금의 침체와 달리 선전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열린당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의 모습과 노 대통령이 추진하는 ‘원포인트 개헌’ 처리 변수에 따라 정당지지도는 바뀔 것”이라며 “대선구도가 정립되면 선거의 승패는 박빙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송영길, 윤호중 열린당 의원, 이낙연 민주당 의원 등 토론자들은 통합신당 출범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면서 이념적 정체성 문제와 관련 다양한 의견을 제시됐다.

송 의원은 “대통합의 시대적 대의를 인정받기 위해선 구체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한미FTA와 한미동맹,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외교안보정책과 출자총액제도 등 경제정책에 대한 입장에 따라 정체성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책적 정체성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면, 신당은 단순히 노무현 대통령이 보기 싫어 뛰쳐나가겠다는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통합신당은 미국의 민주당처럼 상대적 진보, 중도개혁적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며 “한나라당보다 상대적으로 친서민적이면서,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압박보다는 대화를 중시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합신당은 합리적 진보부터 개혁적 보수를 아우를 필요가 있고, 일정한 스펙트럼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기존 열린우리당의 주도적인 흐름보다는 약간은 실용쪽으로 기울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의원은 “대통합신당은 정치권이 주도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주도 참여정당’으로 건설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주도권과 기득권을 행사하지 않는 새로운 경로의 창당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