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운하’ 잡아라…박·홍·고·원 집중견제

▲ 광주 5·18 기념관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경제 분야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이 29일 광주에서 대선후보 정책 검증을 위한 첫 토론회를 가졌다. 각 주자들의 경제정책 비전이 발표된 자리였지만,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을 의식한 타 후보들의 집중 견제도 이어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7% 경제성장, 4만불 소득, 세계 7위 경제 대국’(이른바 747 경제론)과 국제과학도시 건설 등을 내세웠다.

그는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으며 747 경제론이 이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책임질 테니 개인과 기업은 마음껏 뛰십시오’라는 마인드로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5년 내 선진국 진입을 위한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고)’와 사람 경제론 등을 통해 서민 부담을 줄여주는 생활경제 정책을 내놓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국민소득 3만불, 300만 일자리 창출, 7% 경제 성장’(이른바 337 경제론)을 제시했다.

홍준표 의원은 ‘성인 1인 1주택’ 정책을 제안했고, 원희룡 의원은 “근로소득세 폐지 등을 통해 ‘4000만 중산층 시대’를 열겠다”며 서민과 중산층 살리기를 제시했고, 고진화 의원은 “평화가 곧 경제”라며 개발지상주의를 경계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을 비롯한 정책 구상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타 후보들은 이 전 시장의 정책이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점을 집중 제기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참 좋은 질문”이라고 선답하며 지지율 1위 후보다운 여유를 과시했다.

홍준표 의원은 “성장 제일주의도 좋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70년대식 개발이 아닌 국가산업구조 재편에서 그 길을 찾겠다”면서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경부운하나 호남 운하는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다”며 대운하 구상을 비난했다.

고진화 의원도 “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지 않은 낡은 구상”이라며 “생명중심의 평화구상이 아니라 생명파괴의 분단구상”이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강국’ 이른바 ‘747 비전’에 대해 추궁했다.

그는 “임기 5년의 대통령이 왜 10년의 정책 구상의 공약을 내놓느냐”면서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 7위가 된다는 것은 경제 전문가들이 아무리 계산을 하더라도 불가능하다. ‘747’에 맞추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원희룡 의원은 ‘신혼부부 집 한채’라는 공약에 대해 경제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타 후보들이 ‘대운하 구상은 환경 파괴와 식수원을 오염시킨다’는 주장을 집중 부각하자, 이 전 시장은 “운하는 오히려 환경을 복원한다는 생각에 진행되고 식수원 오염 지적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후보들이 이명박의 ‘대운하’ 정책을 집중 공격하는 것 같다”며 “대운하 구상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상상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7위의 경제 강국’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는 “10년을 주기로 경제를 구상한다”면서 “세계 7위는 경쟁을 하기 위한 미래의 목표로 제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민심’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행사장 내에서 이 전 시장이 공격을 받을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내 참석자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토론회를 통해 정책 대결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대 운하 구상이 집중공격의 대상이 되었는데 장시간의 준비를 한 공약을 타 후보들이 단편적으로 연구해 지적한 것 같다. 정보를 줘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가는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 “타 후보들에 비해 토론회 점수는 낮은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