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외교·안보·대북 인맥

’경제대통령’을 표방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대북정책.외교와 안보 분야에서 식견있는 참모들의 의견에 귀를 많이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당선자의 외교안보 분야의 브레인들은 그동안 이 당선자가 후보시절 발표한 ’MB 독트린’, ’신한반도 구상’과 대북 정책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비핵.개방.3000’ 등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당선자의 외교안보 인맥은 전직 외교관을 포함한 전문가와 학자 그룹으로 대별된다.

전문가 그룹에는 이명박 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과 권종락 전 아일랜드 대사 등이 포진해있다. 정형근 최고위원과 박진 국제위원장 등 당내 대표적 외교.안보 인력도 실무는 물론 외교 현안에 대한 ’경험에 바탕을 둔’ 자문을 맡고 있다.

학자 그룹은 고려대 현인택 교수가 좌장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한(고대 국제대학원), 김우상(연대), 김태효(성대), 홍규덕(숙명여대), 윤덕민(외교안보연구원), 김경수(명지대), 정옥임(선문대), 남성욱(고대), 남주홍(경기대) 교수 등도 포함돼있다.

이들은 현 교수 주도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개발했으며 이달 초 대선주자 외교안보 분야 TV토론을 앞두고도 모임을 갖고 토론을 준비했다.

이 당선자는 외교 분야에서는 주로 현인택, 김우상, 김태효 교수의 자문을 주로 듣고 통일안보 분야에서는 남성욱, 남주홍 교수가 자문역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학자 그룹은 선거 과정에서 ’1무 2강 3화’라는 외교안보분야 공약을 기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무는 한반도 비핵화, 2강은 한미동맹 강화 및 다자안보체제 강화, 3화는 군의 첨단ㆍ정예ㆍ효율화다.

1무 2강 3화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분야의 정책 기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 교수는 고대 재단 소속인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차기 외무부장관이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후보로 유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초대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교수 밑에서 공부했으며 국제정치 분야 가운데도 한미관계와 포괄적 안보를 전공했다.

포괄적 안보 개념은 학계에서 아직 생소하지만 전통적인 안보 개념에다 환경과 에너지, 인간 등 비전통적인 안보 개념을 포함한 것이다.

현 교수를 중심으로 한 진영은 국가전략과 국가이익을 양대 축으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본다.

따라서 ‘국익을 위해서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에 있어 유연한 입장을 취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복원이 국가이익에 부합된다’는 기본 철학을 갖고 있다.

남북관계도 큰 틀에서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 포용정책 추진이 대안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안보 불안이 해소돼야 하고 북한이 철저하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에게 안보 및 국방분야 정책을 자문하는 그룹은 주로 군 장성 출신과 학자 등이다.

이종구(육사14기.예비역대장) 전 국방장관, 김인종(육사 24기.예비역 대장) 전 제2군사령관, 도일규(육사20기.예비역 대장) 전 육군총장 등이 핵심 브레인이라고 한다.

이 전 장관은 하나회 출신으로 1980년대 수방사령관과 보안사령관, 2군사령관, 육군총장 등 요직을 거쳐 1990~1991년 국방장관을 지냈다. 저서로는 ’군은 적에겐 전율과 공포의 대상이다’ 등이 있다.

군 안팎에서 소문난 보수성향으로 이 당선자를 보좌하는 안보 및 국방정책 자문그룹의 좌장을 맡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 당선자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는 육사 동기생이다. 이 의원은 육사를 3년간 다니다가 그만두고 서울대 상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전 장관이 앞으로 안보 및 국방정책에 깊숙이 관여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김인종 전 사령관은 제주 출신으로 국방부 정책기획관, 국방부 정책보좌관 등을 지낸 정책통이다. 포용력과 친화력이 뛰어나 그를 좋아하는 선.후배들이 많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변무근(해사20기.예비역소장) 전 해군 교육사령관, 배상기(해사24기) 전 해병1사단장 등 예비역 장성 10여명이 김 전 사령관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지낸 장성 출신 C씨와 전 NSC 사무차장 Y씨도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당선자의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참모들에 대해 보수적 성향을 지니면서 주로 학자출신들로 구성된 만큼 현실적 비전 제시에 미흡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국제정치 일반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가진 교수들이 많이 포진해있지만 비핵화나 평화체제 문제 등 북핵 문제나 6자회담에 대해서는 폭넓은 경험과 지혜가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