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평화에 돈 든다는 걸 몰라 문제”

-연평도 공격 후에 다시 남측에 대화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냉온탕을 오가며 군사적 공격을 가해놓고서 대화하자고 손을 내미는 이유가 뭡니까?


남조선이 진작부터 우리와 협력 사업에 나섰다면 조선반도 정세가 이렇게 흘러갔을 것 같소? 우리는 2009년부터 아버지의 지시로 남측과 정상회담 개최를 계속해서 제의했소. 그 해 12월에는 여권 중진을 통해 정식으로 정상회담을 열자고 말했지만 남측은 아무 답변이 없었소.


아무 대답도 없이 4개월을 끄니까 우리 인내도 한계에 도달한 것이오. 그러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소. 이후에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고 수 차례 제안을 했소. 이산가족 상봉 행사까지 열면서. 그런데 남측은 또 3대 전제조건을 내세우면서 이를 거절했소. 그러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거요.


조선반도 정세는 우리 부자가 주도하게 돼있소. 남조선은 가진 게 많으니까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단호하게 행동을 못하지 않소. 우리는 결심하면 한단 말이오. 우리가 공개적으로 북남 대화를 제안했는데도 남조선이 또 이를 묵살하면 우리가 어떻게 할지는 잘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조선 반도 평화 유지에는 돈이 들어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이걸 잘 알드라 말이에요. 이명박 패당은 이걸 깨닫지 못하니까 자꾸 불상사가 나는 겁니다.


-남측에 포탄 공격을 해 민간인까지 살상해놓고서 대화하자는 것 자체가 뻔뻔합니다. 뭐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겁니까? 


남조선 정부가 우리의 호의를 무시하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연평도 포사격 훈련 때 우리가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우리가 먼저 대화를 제의했어요. 국제사회는 우리가 한반도 평화 노력에 더 적극적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리고 남조선은 곧 선거에요. 한반도에 긴장을 불러오는 정부하고 북하고 대화하고 협력하는 정부하고 누구를 택할 것 같소? 결국 남조선 정부는 대내외로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손을 내밀게 돼 있어요. 기다려 보면 알게 돼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먼저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요? 남측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고 6자회담 참가국들도 여기에 동의하고 있어요. 사과도 없이 남북대화가 성립되기는 어려운 분위기 인데요?


그런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남조선 인민들도 포격을 잊고 편안해질 때가 됐어요. 그러면 정부도 부담이 없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나서 이제는 대화 협력을 할 때라고 국민을 설득해야지요. 세상을 자기 욕심대로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가 들어줄 수 없는 ‘공식 사과’ 같은 요구를 하면 대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우리는 대화를 하자는 입장이고 남조선은 하지 말자는 겁니다. 그럼 조선 반도 문제는 하나도 풀리기 어렵습니다. 핵 문제도 못 풀고 군사적 긴장 문제도 풀지 못합니다. 대화를 하자면 남조선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제 조건을 낮춰야 합니다. 진정성은 무슨 진정성. 우리가 대화하자면 대화하는 것이지. 그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오. 과거에 연연하면 미래를 못봐요. 


-말씀하신 대로 남측은 내년에 대선이 있습니다. 보수정권이 재등장하면 악몽이겠습니다.


이명박 보수패당은 5년간 북남관계를 대결로 몰아간 장본인입니다. 우리의 신성한 핵개발을 트집 잡고, 6.15선언과 10.4 선언을 모두 부정했습니다. 핵을 포기해야 대북지원을 할 수 있다는 망발을 일삼았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는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면서도 대북지원은 계속 했습니다. 2006년 우리가 1차 핵실험을 했어도 다음해에는 쌀 차관 40만 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우리가 연평도 대응 포격을 하자 수해 지원 차 중국에 보낸 쌀을 다시 거둬갔습니다. 이게 같은 민족으로 할 짓입니까? 조선 반도에서 대결 국면을 근본적으로 막자면 햇볕정권이 다시 들어서는 방법이 제일 좋습니다. 남조선 주민들이 이 사실을 똑바로 알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지난번 지자체 선거를 봐요.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난다고 소문이 나니까 전부다 민주당으로 몰려 가잖아요. 일단은 진보세력이 단결해야 하고, 그 다음에 전쟁이냐 평화냐의 질문에 국민들이 답해야 합니다. 분위기는 우리가 충분히 만들어 놓을 수 있으니까요.


-국제사회는 북한 핵무기 개발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6자회담을 진행해왔지만 북한은 9.19 공동선언 등 말로는 비핵화를 약속하고도 실제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핵실험까지 2번 진행했지요. 김정은 씨는 아버지와 달리 핵무기를 평화적으로 폐기할 의향이 있습니까?


조선은 이미 핵 강국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수령님 때부터 아버지를 거쳐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조선이 얼마나 피땀을 쏟았습니까?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에 그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면서도 핵무기 개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조선 인민의 위대함입니다.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핵 보유국의 지위에 올랐어요. 핵무기 완전 포기는 있을 수 없어요. 폐기할 핵무기라면 애초에 만들지 않았습니다. 핵무기가 무슨 장난감입니까? 이랬다 저랬다 하게. 


내가 권좌에 오르면 핵무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순진한 생각이에요. 조선 지도자의 힘은 핵무기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핵무기가 있으니 제 아무리 미국이라도 우리의 털끝도 건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인민들이고, 간부들이고 다 하고 있어요. 남조선도 우리 핵무기 덕분에 제국주의 침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렸어요. 조선의 핵무기가 조선반도의 평화를 여는 기폭제가 된 겁니다.


원조 좀 받겠다고 핵무기를 놓는 어리석은 도박을 저는 안 합니다. 핵무기를 놓게 되면 그 다음엔 제 운명은 누가 담보합니까? 또한 저와 운명을 같이할 간부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핵 강국의 기세는 온데 간데 없는 천하의 겁쟁이라고 볼 겁니다. 우리는 광명성1호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대포동 미사일도 발사했습니다. 강성대국을 코 앞에 두고 핵 포기라니 말이 안되지요. 두고 보십시오. 수소폭탄도 멀지 않았습니다.


-그럼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는 왜 나오겠다고 그러는 겁니까?


비핵화라는 말을 이해를 못하는군요. 이 땅에서 미군이 나가고 우리와 불가침 협정을 맺고, 모든 위협요소가 사라지면 그 때 비핵화를 판단해 보겠다는 겁니다. 그게 비핵화 로드맵이에요. 지금은 오직 핵무기 국가간 핵군축만이 있을 뿐입니다. 6자회담은 핵군축을 하러 나가는 자리이지 있는 핵무기를 원래 없던 것처럼 되돌리는 것이 아니에요. 핵 문제로 우리를 20년 가까이 상대해보고도 그렇게 모르겠습니까? 핵 보유국끼리 동등하게 핵군축을 한다면 우리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어요. 6자회담도 미북 양자회담으로 가면 대화가 훨씬 잘 풀립니다.


우리에게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원유와 식량을 준다면 재처리에 들어가지 않은 플루토늄을 국제사회에 반납할 의향이 있습니다. 기존 핵시설에 국제원자력기구 감시요원도 다시 불러올 수 있어요. 우리의 추가 핵무기 개발이 두렵다면 그만한 대가를 내놓아야지요.


-아직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고요. 6자회담에 진지하게 응할 생각은 없는 겁니까?


기자 양반 참 답답하고만. 6자회담이 열렸다고 합시다. 그게 뭡니까? 우리에게 핵무기를 폐기하라고, 밀고 당기기를 하겠죠. 그럼 이게 뭡니까? 이 것 자체가 우리가 핵무기를 공인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냅니다. 핵무기가 있으니 없애라고 하는 것이죠. 또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핵 보유고는 더욱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핵 보유국으로 인정 받는 효과가 있어요.


어차피 회담은 회담일 뿐이에요. 시간은 자꾸 흘러갑니다. 그 시간은 당연히 우리 편이고. 우리가 가진 핵시설 중에 하나를 보여주거나 중단할 테니까 경제 지원을 하라는 말이에요. 협상도 잘되고 국제사회에서 비핵화 노력도 인정 받고 얼마나 좋습니까? 가만 있는 것보다 핵무기를 하나라도 덜 만드는 데 돈을 쓰라 이겁니다. 그게 6자회담이에요.


-지난해 10월 방북한 미국 과학자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한 사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라늄 농축을 할 의향도 계획도 없다고 말해왔으면서 이제와 버젓이 시설을 공개하면 스스로 거짓말을 했다는 걸 인정하는 꼴 아닌가요?


조선이 무슨 거짓말을 합니까? 우리는 허튼 소리를 하지 않소. 그런 모함에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단 말이요. 우라늄 농축시설은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진 평화적 핵 이용 기술입니다. 남조선에 있는 원자력 발전을 왜 우리라고 하지 말란 법이 있소? 그런 법을 미국이 만들어 놨소? 우리 우라늄 농축시설은 미제와 남조선 패당이 우리의 비핵화 의지를 믿지 않고 대북제재를 계속하자 아버지가 2008년에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리면서 순식간에 일궈낸 우리의 첨단 기술이요. 단 3년만에요.


-우라늄 농축 기술의 종국적 목표는 핵무기 아닌가요?


나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가진 것은 우라늄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제 기술도 갖게 됐으니 우라늄으로 강성대국의 기초를 닦을 것이요. 고농축 우라늄 기술도 당연히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핵무기를 만들 단계는 아닙니다.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에게 기회를 주겠소. 그 기회를 헛되이 날리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성의 표시를 좀 하란 말이오. 대포동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순간 침략의 본거지인 미국 본토까지 들어낼 단계가 오게 돼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군요. 그럼 화제를 돌려 봅시다. 최근 폭로된 미 외교문서를 보면 김정일 씨가 “중국은 믿을 나라가 못된다”는 말을 했더군요. 이 문서 내용이 사실인가요?


그 딴 거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앞에서는 축배 들이키고 뒤에서는 삿대질 하는 것이 외교 아니오. 남들에게 무슨 말이든 못하겠소. 아버지는 평소에도 간부들이나 인민들에게 “중국을 믿지 말라”고 하셨어요. 미국보다 무서운 놈들이 중국놈들이라는 겁니다. 중국은 이미 사회주의 경제를 고수하지 않고 개방으로 갔어요. 우리한테까지 자기들을 따라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아버지는 “조선은 개방으로 가는 순간 손톱 발톱 다 뽑힌다”는 말을 계속 했습니다.


대신 미 제국주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중국과 연대합니다. 중국도 미국과 대신 싸워주는 우리 역할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공산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시하는 정권이 사라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서로 필요한 만큼 협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우리 말을 잘 들어줍니다. 이것도 다 핵무기를 보유한 힘에서 나온 겁니다. 우리가 강력하게 나가니까 중국도 별 수가 없죠.


-2월에 아버지 없이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한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사실입니까?


중국에서 방문해달라고 안달이 나 있어요. 아버지 건강도 좋지 않은 마당에 나를 단속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겠죠. 그렇다면 내가 한 번 가주는 것도 나쁠 게 없어요. 중국이 우리에게 투자를 하고 싶어하고 그만큼 돈을 쓴다면 가야죠. 남조선 이명박 대통령도 투자 하나 받으려고 세계를 돌아다니지 않습니까?


저는 중국을 방문할 때 아버지처럼 기차를 타고 가지 않을 겁니다. 멀쩡한 비행기를 두고 왜 기차를 탑니까? 저는 일본 디즈니랜드를 갈 때도 그랬고, 유럽 유학이나 여행을 갈 때도 비행기를 이용했습니다. 아버지는 테러 위험 때문에 그랬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런 것 다 두려워하면 일은 언제 하겠어요.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하는 순간 ‘아마 새로운 지도자는 다르다’며 난리가 날 겁니다. 이제 중국 4세대 지도부도 기일이 다 됐고 이제 5세대 지도부와 본격적으로 통할 때가 왔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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