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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공방으로 격하게 대립했던 한나라당 경선후보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이 아프가니스탄 피랍인질 희생자 소식에 따라 전략적 휴전상태로 돌입했다.
이 후보와 박 후보가 직접 ‘정치공방 자제’를 캠프에 지시했고, 양 캠프에서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지나친 정치공세는 오히려 여론의 ‘역풍’으로 지지세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 직후 “어젯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한 심야방송을 보고 즉각 캠프에 정치공세를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쪽(박 전 대표측)에서 먼저 공격을 하더라도 절대 공방을 벌이지 말라고 했다”면서 “가능하면 경선 전까지 계속 공방을 하지 말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장광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 우려와 여망이 전달돼 납치 사건이 빠른 시일 내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정치권도 자숙하는 자세로 이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경선 기간 내내 ‘검증’공세를 전면에 내걸었던 박 후보 측도 박 후보의 직접 지시에 따라 정치 공방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혜훈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가 직접 정치공방 중단을 지시했다”면서 “세계 평화와 인류애 실현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며, 아프가니스탄에 인질로 잡힌 우리 국민들의 조속하고 안전한 귀환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도 전면전 양상을 보였던 이명박-박근혜 양측 캠프에 “상호비방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캠프에서 제기하는 이슈들은 모두 당 검증위원회에서 다뤘던 사안으로, 해명이 충분한지 여부는 언론과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라면서 “소모적 이전투구로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몰두하지 말고 정책경쟁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