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최근 서울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갑자기 더워졌죠? 북한도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봄이 짧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태양열광판의 덕을 보고 있다는 소식 심심찮게 들여오고 있습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는데요.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최근 북한 주민들 속에서 태양열광판 구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춘궁기(春窮期)여서 식량이 부족한 가정들이 많을 법도 한데 시장에서의 태양열광판 구매자들은 겨울보다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하루 24시간 전기사용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진 요즘, 전기 공급은 이미 여기에서는 일상이 되어버렸는데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겐 중앙 전기는 ‘명절 공급’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덕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탭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간 북한 시장에서 태양열광판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자체로 돈을 벌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자력갱생’을 주민들은 바로 자신들을 위해 실생활에 잘 구현하고 있는 셈이죠.
진행 : 네. 태양열광판 열풍은 이미 많은 기사들과 사진들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특별히 이 시기에 태양열광판 구매가 더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이제 좀 있으면 북한에서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곳곳에 까까오(아이스크림)와 얼음을 파는 장사꾼들이 줄을 서게 될 터인데요, 아마도 이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태양열광판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대부분 가정이 선풍기를 보유하고 있고 전기를 필수로 하는 품목들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여름이 본격 시작되기 전에 태양열광판을 구입하려는 듯 보입니다. 예전에는 개인 발전기를 통해서 전기 부족을 해결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구식이 되어 버린 것이죠.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은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기본적인 생필품은 물론 식량마저도 자체로 하고 있는 실정이잖아요, 전기 문제도 마찬가지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기자 : 해마다 당국은 전력 부문에서 연간계획 100%이상 수행했다고 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은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답니다. 이는 전기공급을 받는 날이 드물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봄 모내기철을 맞아 그나마 전기공급을 해주던 3급, 2급 기업소들마저도 전기공급이 끊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일이 해마다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자체의 힘만을 믿고 있는 것이죠. 주민들의 자력갱생 의지는 생계와 관련된 부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이제는 생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보다 강화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 : 태양열광판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 부분도 주목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예전에는 햇빛판(태양열광판)이 있는 집에서 돈이나 음식을 주고 충전을 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소유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냐면 매일 남에게 부탁을 하는 것도 미안하고 또 부탁을 받는 주민의 입장에서는 돈을 받고 충전을 해준다는 것이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거든요.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새해에는 태양열광판을 꼭 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돈을 모으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주민들은 태양열광판의 덕으로 매일 텔레비전을 보고 조명도 사용하고 또 전기밥솥 사용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 주민들 속에서는 ‘태양열광판이야말로 우리집 태양’이라는 말도 나오고요, 사실 북한에서 태양은 김정은 일가 특히 김일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인데요, 주민들이 당국도 해결하지 못하는 전기를 태양열광판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비유해서 당국의 무능력을 비꼬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 : 태양열광판이 북한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장에서 판매되는 태양열광판의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태양열광판 50W용은 30만 원 정도, 30W용은 2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태양열광판은 중국을 통해서 많이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대부분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가격이 몇 만 원 정도 싸게 팔립니다. 아무래도 내륙지역에서는 조금 비싼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거겠죠.
또한 장사를 목적으로 냉동기를 사용하는 가정들에서는 50W용을 몇 개씩 구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국민통일방송과의 통화에서 생계가 가장 힘들어지는 시기인 5월에 태양열광판을 사려고 수십 만 원을 들이는 것은 생계를 위해서도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 : 사실 북한에서 태양열광판 도난사고가 흔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단층집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태양열광판 설치, 안전한가요?
기자 : 네, 아직까지 북한에서는 보안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아 곳곳에서 도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도 하고, 또 집을 지키는 개를 여러 마리 키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태양열광판 설치가 대중화되고 있지 않아서 대부분 간부를 비롯해서 권력계층과 돈주들 장사꾼들이 주로 설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장마당에서 태양열광판이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장마당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00원, 신의주 4890원, 혜산 491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750원, 신의주 1775원, 혜산은 17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40원, 신의주는 8032원, 혜산 81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0원, 신의주 1158원, 혜산은 117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400원, 신의주는 12600원, 혜산 13000원이구요, 최근 북한 평양시의 일부 연유판매소들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이어 평성을 비롯하여 양강도 국경도시들에서도 연유가격이 급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휘발유 1kg당 평양 13150원, 신의주 12680원, 혜산에서는 1287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10820원, 신의주 10550원, 혜산은 1053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