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 의혹 입증할 증거 드러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핵개발에 사용할 특수 금속을 수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16일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공산품 전문 무역회사인 ABAN은 지난 2007년 10월 중개무역을 통해 중국기업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러지 앤 머티어리얼(AT&M)’로부터 텅스텐ㆍ구리 합금판 3만900㎏(280만달러 어치)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텅스텐은 강도가 뛰어나 미사일 유도체를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WSJ는 또 AT&M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월 27일 ABAN에 보낸 이메일 내용을 볼 때 이들이 추가 거래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메일에는 “(우리는) 215개에 대한 발송작업을 완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AT&M 측은 변호사를 통해 “ABAN 이란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으며, 우리는 이란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해 9월에는 탄도미사일 제작에 쓰이는 특수처리된 알루미늄판을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중국 선박이 아랍에미리트(UAE) 당국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으며, 10월에는 티타늄판을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배가 UAE 당국에 적발돼 미국 안보 당국에 통보됐다.

불법 금융거래도 적발됐다. 영국의 로이드 TSB 은행을 비롯, 이탈리아의 방카 인테사 산파올로 스파 은행, 영국의 바클레이즈, 스위스의 크레디트 스위스, 독일의 도이체 방크 등 9곳의 유명 은행들이 유엔의 대(對) 이란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 세파 은행의 로마 지점과 거래해 이란의 금속 무역 대금 중개에 협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드 은행의 경우 불법 행위를 적발해 낸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에 벌금 3억5천만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이런 사실들을 적발해 내도, 그것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직접 연루됐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고성능 금속 거래의 경우 특수 금속이 민간 항공기 제작이나 공산품 제작에도 널리 사용되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군수용이라고 단정하기 힘들다.

유엔 경제제재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례로 유엔 결의안은 가루 형태의 텅스텐ㆍ구리 혼합물에 대해서는 이란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덩어리 형태로 만든 텅스텐ㆍ구리 혼합물에 대한 제재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미 사법당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잡아내고도 처리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이미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우라늄을 얻기까지는 아직 여러 과정이 남아 있지만,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핵 물질은 올해 안에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