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세계지도에서 없애겠다”… 핵연구 재개선언

▲ 이란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이란 당국이 핵 연구 재개를 선언했다.

사이디 이란 원자력기구 부의장은 3일 오후 2시(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2년 반 동안 중단했던 핵 연구를 오는 9일부터 다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가 있은 직후 국제원자력기구와 국제사회는 진의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란 핵프로그램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은 그동안 수차례 걸쳐 이스라엘을 부정하고 위협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란의 보수강경정권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이스라엘을 세계지도에서 없애 버리겠다” “이스라엘을 아예 유럽으로 옮겨야 한다”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은 신화적(꾸며낸) 이야기다”라는 등 이스라엘을 자극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던지고 있다.

특히 이란은 팔레스타인의 강경세력인 하마스와의 공고한 연대를 과시하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이슬람 국가들의 공동행동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슬람 회의기구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이슬람 공동체의 가장 큰 장애물은 팔레스타인을 강제 침탈한 이스라엘이며, 이 침략자를 몰아내는 것이 이슬람 세계의 최우선 과제”라는 선동도 일삼고 있다.

하마스는 아흐마디네자드의 이러한 발언에 손뼉을 마주치듯 “이란의 이슬람정권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옹호하듯, 우리들도 이란의 이슬람정권을 옹호해야한다” 고 호응해 나섰다.

이란, EU 러시아의 중재안도 거부

이란의 핵문제가 국제사회의 관심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위성사진을 통해 아락(Arak)과 나탄즈(Natanz) 지역의 정체불명 핵부지가 발견되면서부터다. 2004년 경부터 이란이 IAEA의 조사에 비협조적 자세를 보이면서 갈등이 증폭되었다.

이란은 핵으로부터 우라늄을 분리하는 기술은 전력생산을 위한 평화적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EU와 미국은 핵무기 개발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우라늄 분리기술을 이용해 핵폭탄을 제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보수강경정권이 들어 선 이후부터 양자의 협상은 더욱 팽팽한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중재자 역할을 맡아온 EU와의 협상을 거부했으며, 궁여지책으로 끼어든 러시아의 제안도 내던지는 등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한편 이란은 지난 5월 핵기술 개발을 승인하는 법률을 최종 통과시켰으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수일 내에 재개할 것임을 선언했다.

또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던 지난 11월 20일, 이란 의회는 “핵문제를 유엔에 상정할 경우 이란 내 핵 시설에 대한 모든 사찰을 거부하는 동시에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수 있다” 는 법안을 상정,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새해 연초부터 터져나온 핵 연구 재개 공식 발표도 이러한 수순의 연장에 있는 셈이다.

이란의 무소불위한 행보가 과연 어디까지 치달을지 연초부터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정세가 심상찮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