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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과 영국을 겨냥한 ‘자살 특공대’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 소식통을 인용한 영국 선데이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자살 특공대는 이란 혁명 수비대 산하에 존재하며, 약 4만 명의 대원들이 서방 29개국을 목표로 공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핵문제를 둘러싸고 이란과 국제사회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 소식은 양 진영의 관계를 더욱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고 있다. 이보다 앞선 11일 이란은 우라늄 농축 실험의 성공을 전격 발표했다. 이란의 발표는 그동안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애써온 주변국들에 심각한 우려를 던졌다.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28일 ‘향후 30일간’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란은 즉각 이를 거부했으며, 더 나아가 우라늄 농축 성공을 발표했다. 이제 유엔 안보리가 경고한 시한도 얼마 남지 않있다.
자살특공대, 미사일 실험…일촉즉발 이란 核위기
이란은 유엔 안보리는 물론 미국과 영국 등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핵 개발을 서둘러 왔다. 특히 군사적 역량 강화도 병행, 지난 8일에는 최신식 미사일 실험을 성공리에 마무리 하였다.
누르(Nour)라고 명명된 이 최신식 미사일의 특징은 일반 미사일과 달리 공격 목표와 범위 설정을 위한 별도의 통제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번 미사일 실험 성공을 통해 핵을 장착한 고성능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그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핵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게 이는 대단한 위협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국제 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우려하는 이유는 핵무기 개발 가능성 때문이다. 이번에 이란이 농축에 성공한 우라늄 농축 기술은 손쉽게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순도 5%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은 대개 에너지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 기술만 확보한다면 핵무기의 연료가 되는 순도 90%의 농축 우라늄을 얻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성공을 발표하자 언론들은 미국과 영국의 대 이란 핵시설 공습설을 쏟아냈다. 부시 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국의 수뇌부는 이러한 가정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이란이 심각한 선을 넘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사실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등 주변국들이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간주해온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기술 습득은 이미 건너지 말았어야 할 ‘루비콘강’을 건넘 셈이다.
美ㆍ英 우라늄 농축을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간주
이란의 핵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지난 2002년 이란이 약 18년 간에 걸쳐 은밀하고도 꾸준히 우라늄 농축 기술을 축적해 왔음이 밝혀짐으로써 시작됐다. 이란도 이를 시인했으며, 국제 사회와의 갈등 끝에 2004년 11월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핵 활동의 잠정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평화적 목적이라는 객관적 검증이 마련될 때까지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2005년 6월 강경 보수 인물인 아흐마디 네자드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이란은 핵 개발이 주권 국가의 고유 권한임을 내세우며 그동안 가동을 중단하였던 이스파한과 나탄즈의 핵발전소 가동을 속개했으며, 전면적 핵 활동의 재개를 선언하였다.
유엔 안보리의 경고 시한은 다 되어 가고 있으나 이란의 핵개발 기세는 갈수록 더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이다. 전격적인 우라늄 농축 성공 발표, 자살 특공대의 준비 등 국제 사회와 이란 간의 핵 줄다리기는 앞으로 그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미·영·프·중·러)과 독일 등 6개국은 18일 모스크바에서 ‘6자회담’을 열고, 이란의 우라늄 농축 선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