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체제 인사 장기 단식투쟁

투옥중인 이란의 한 반체제 인사가 현 이슬람 정권에 대한 시민불복종 등을 주장하며 단식투쟁을 진행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6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반체제 작가 아크바르 간지가 40일 가까운 단식투쟁을 벌여 의료진의 특별보호를 받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단식 이후 체중이 22㎏이나 준 것으로 알려진 간지는 17일 밤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가족들의 면회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

간지는 2001년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과 알리 팔라히안 전 정보부 장관을 포함한 이전 정권 고위층 인사들이 90년대 발생한 반체제 지식인 연쇄피살 사건에 정치적으로 연루된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썼다가 체포돼 기소됐다.

그는 투옥 중에도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무소불위 권력을 강력히 비판해 왔으며, 현 이슬람 정권에 맞서 시민불복종을 주창하기도 했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난은 처벌대상이 되기 때문에 금기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간지는 이란 내의 개혁파 정치세력과 운동권 학생들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 인터넷을 통해 바싹 야윈 그의 옥중 사진이 급속히 퍼지면서 지구촌 사이버 공간을 달구는 인물이 됐다.

미국과 국제인권단체들은 이란 당국에 간지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간지는 지난 10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불꽃이 꺼져가고 있지만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아무런 조건없이 석방하지 않으면 목숨이 다할때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선택해 그의 사상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됐다”며 석방 전제 조건으로 거론되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판발언을 철회하거나 사과할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란 사법당국 관계자는 IRNA에 “간지는 형기를 복역해야 할 죄수이고, 단식한다고 해서 모든 재소자를 풀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국제사회의 석방요구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