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경파 집권과 북핵 6자회담

이란의 강경보수파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이란간 ‘핵 대립’이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이 북핵 문제에 영향을 미칠 지 여부가 주목된다.

북핵과 이란핵은 미 행정부의 두 가지 골칫거리로 어느 한 쪽의 긴장 고조 또는 해소가 불가피하게 다른 한 쪽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이란핵과 북핵의 상관관계가 의외로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과 미국이 ‘강 대 강’으로 치닫게 되면 협상이 진행 중인 북핵 문제에는 대화를 통한 해결 압력이 커져 6자회담 구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이란 핵문제가 조기에 해결된다면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EU 3-이란 핵회담 방식이 북핵 협상에 차용되는 의외의 소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은 자국의 전력생산 등을 위해 원자력 기술이 필요하다며 지난 2월 러시아와 핵연료 공급협정을 맺고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며, 미국은 이란이 이를 핵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미-이란간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현재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 3국과 이란 간의 핵회담이 진행 중이다.

아직 점치기는 어렵지만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선자의 성향으로 볼 때 미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선자가 26일 “미국이 적대정책을 견지하는 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같은 날 하마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대선 결과,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도전을 감내할 능력이 더 생겼으므로 유럽인들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강경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 험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미 행정부는 “이란 새 정권의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며 아직 입장 표명을 늦추고 있지만, 향후 EU 3-이란 핵회담에서 이란을 설득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다른 정부 당국자는 “이란 핵문제가 어려워질 경우, 북핵 문제에는 역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며 “북핵 해법을 이란 핵문제 해결의 모델로 만들려는 외교적 노력이 모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강경보수파의 집권으로 노선이 분명해지면서 오히려 이란과 미국간에 핵문제 해법찾기가 쉬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국이 ‘강 대 강’으로 치달을 경우 극단적인 대치로 이어져,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외로 어렵지 않게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인 것이다.

이란 핵문제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는 경우에도 북핵 문제에는 악영향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EU 3-이란 핵회담의 성공 모델이 북핵 회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U 3-이란 핵회담은 장관급으로 구성된 전체회의 격인 ‘조정위원회’(steering committee) 산하에 국장급이 참여하는 핵, 기술.경제, 정치의 3개 소위가 구성돼 있으며, 조정위원회가 분야별 방향을 정해주면 소위는 그에 따라 논의한 내용을 다시 조정위로 올려 합의.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조정위원회 또는 3개 소위 가운데 하나의 회의는 매주 열려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북핵 회담은 차관보급을 수석대표로 100여명이 참여하는 의제 발표식 전체회의와 아무런 결정권이 부여되지 않는 실무그룹회의 하나로 짜여져 있으며, 그나마도 구속력이 없어 작년 6월의 3차 6자회담후 1년이 넘도록 차기회담이 개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남북한과 미.일.중.러 6개국은 이미 대규모 공간에서 서로의 입장 만을 나열하는 기존의 6자회담 전체회의 방식으로는 회담 진전을 이룰 수 없으며 새로운 ‘형식’을 찾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는 달리 대통령이 개혁파에서 강경보수파로 교체됐다고 하더라도 대외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북핵 문제에도 별 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중동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보수적 지배기구인 헌법수호위원회와 군 통수권을 쥔 최고종교 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배권에 있는 이란의 사정으로 볼 때 개혁파 또는 강경보수파의 한계가 분명해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집권 이후 이란-미국 양측의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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