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민 인권은 문제라면서 북한주민은 뭐냐”

▲ 안경환 국가인권위 위원장은 11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전날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사건을 조사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한나라당은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렵다”며 수긍하는 분위기다.

황우여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2일 국회대책회의에서 인권위의 이 같은 발표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면서 “왜 북한에 대해서만 이상한 이론을 펴는가. 남북공동합의서 등 남북발전을 위한 어떤 법률체계도 헌법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 총장은 “인권위는 대한민국과 그 영역 내 외국인을 모두 포괄적 대상으로 삼고 있고, 북한주민은 입국 시 귀화절차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 국민인데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논할 수 없다는 논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그 동안 인권위는 보편적 현실보다는 인권을 앞세우고, 심지어는 이라크 주민의 인권을 들어 이파크 파병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인권에 소극적인 것은 노무현 정권의 대북코드에 맞추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헌법에는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며 “헌법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인권위가 오히려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열린당과 민노당은 국가인권위의 발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우상호 열린당 대변인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실적, 내용적으로 조사를 할 수 없으니까 조사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이것을 정치적 문제로 비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중국, 러시아 등 북한의 접경지역에서의 조사도 가능하지 않는가는 기자의 질문에 “외교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우 대변인은 “(인권위도)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권문제 제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도 “실질적으로 인권에 대한 조사와 감독권한을 발휘할 수 없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이재정 장관이 통일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인식을 확고히 갖고, 이 장관이 그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계속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