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안정화 위해 내부 석유 갈등 넘어야 한다

▲ 이라크 육상 탐사광구. SBS 화면캡쳐

지난 24일 이라크가 한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을 무척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번 발표 이면에는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라크 중앙정부 간에 석유를 둘러싼 마찰이 깔려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SK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한국컨소시엄은 지난 11월12일 이라크 아르빌에서 이라크 북동부 쿠르드 지역의 바지안 육상 탐사광구에 대해 쿠르드 자치정부와 생산물 분배 계약을 체결했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드 자지정부가 석유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의회에 ‘석유수입법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중앙정부가 이라크 전체 석유수입을 18개 주에 인구 비례별로 골고루 나누도록 하는 것이다.

석유수입법안은 올해 2월 이라크 내각을 통과했지만 쿠르드 자치정부의 반대로 의회에 장기 계류된 채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석유수입법안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자치지역의 중요한 사안을 지방정부의 결정에 맡기도록 한 이라크의 헌법의 정신을 들어 자체 석유개발 계약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같은 입장에 따라 지난 8월에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자치지역 내 석유 개발에 관한 단독 법안까지 제정했다.

이라크의 석유는 쿠르드 자치지역인 이라크 북부와 시아파 거점 지역인 남부에 주로 분포해 있는 반면 수니파 밀집지역인 중부에는 전혀 생산이 안 되고 있다. 따라서 석유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는 각 종파 및 정파 간에 이라크 연합정부를 위한 매우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한 이라크 중앙정부는 이라크 석유의 40%가 분포하는 쿠르드 자치지역의 석유에 대한 통제는 물론 수니파를 달래기 위해서도 중앙정부의 관할 하에 석유 계약이 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아파가 무작정 자신의 입장을 관철할 수 없는 것은 쿠르드연맹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포스트 후세인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시아파는 전체 275석 중 128석을 얻는데 그쳤다.

쿠르드연맹은 53석을 차지하였다. 반면 후세인에 동정적이며 시아파에 적대적인 수니파는 55석을 획득하였다. 따라서 시아파는 쿠르드연맹의 협조로 수니파를 견제하며 정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라크 재건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석유에 대한 종파 및 정파 간 이해관계도 더욱 첨예해 지고 있는 셈이다. 그 가운데 자치세력과 중앙정부 사이에서 미국 중심의 메이저 석유 회사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다른 외국 석유 회사 간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향후 석유 분배에 대한 이해관계의 조율이 이라크 재건과 안정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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