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달 중 완전한 핵 신고서 제출이 미국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길연 주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8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인근에서 워싱턴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민주평통) 임원들과 만나 북한이 3월 중에 핵 신고를 해야 한다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주장은 “단지 힐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고 9일(현지시각) RFA가 보도했다.
앞서 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지난 6일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이 이달 안에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 핵문제에 관한 북측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방송에 따르면 박 대사는 “북한 핵시설 불능화 완료가 시간문제일 정도로 자신들은 6자회담 합의를 잘 이행했지만, 미국은 북한에 제공하기로 한 중유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날 박 대사를 만난 민주평통 임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 대사는 또 “미국이 먼저 약속을 이행해야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초 베이징에서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만남이 무산된 것과 관련, “힐이 어디서든 부르면 우리가 달려 나가야 하나”라고 반문하면서 미북 협상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간담회 참석자들이 전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한국의 정권이 바뀌어도 남과 북의 수뇌부가 상봉해서 공표한 약속은 실행돼야 한다”면서 “이명박 씨가 어떻게 하는지 앞으로 두고 볼 것”이라고 말해 일단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 대사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북한의 긍정적인 면을 전 세계에 알리는 “매우 유익하고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 미북 간 문화 체육 교류 활성화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한 평양국립교향악단의 워싱턴 공연 추진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