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갈등 그만 우려먹어” vs “시대를 좀 보라”

▲ 한나라당 김용갑(좌) 원희룡(우) 의원

5일 한나라당 내 정체성과 이념 검증 관련 논쟁이 당사자들간의 감정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강재섭 대표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일각에서 이념과 정체성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데 당원과 국민들이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좀체 가라앉을 분위기가 아니다.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맞고 있는 권영세 최고위원은 이날 고진화, 원희룡 의원의 ‘역공작’ 음모를 제기했다.

권 최고위원은 “그렇지 않은 줄 잘 알면서 공작인 것처럼 몰고 가는 행태는 속이 빤히 보이는 저급한 술수이자 비열한 역공작”이라며 “자신에 대한 공격은 부당한 색깔론이고, 자신이 하는 공격은 항상 옳다고 우기는 것은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진화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고 의원은 “공작인지, 역공작인지는 논쟁하면 된다”면서 “나보고 독선이라고 몰아붙이는데 당헌∙당규와 정강∙정책을 점검하면 해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전혀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결국 이러한 당내 분위기는 의원총회에서 ‘색깔론과 역색깔론’으로 불거진 김용갑 의원과 원희룡 의원간의 설전으로 번졌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이 “인기 없는 사람을 띄워준 것 같다”고 한마디 내뱉자, 원 의원이“무조건 무시하지만 말고 토론을 통해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이 “알았으니 이제 더 이상 우려먹지 말라. 그만하고 정신차려라. 재 뿌리지 말고”라고 덧붙이자 원 의원은 “선배님, 시대를 좀 보십시오”라고 되받아 쳤다. 김 의원과 원 의원의 대립은 사랑방 논쟁 수준 모양새를 하고 있을 뿐, 뿌리 깊은 당내 보혁 이념갈등의 반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고 의원과 원 의원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평화방송에 출연한 손 전 지사는 “원희룡, 고진화 의원에 대해 제기한 색깔론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미래를 향해 나가도록 당에서 북돋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체성 논란이 후보간 이해득실에 따라 계속 증폭될 경우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만 보혁갈등을 새로운 논란꺼리로 만들려는 고 의원과 원 의원에 대해 당내 여론이 좋지 않아 사건이 커지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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