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남북관계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의 이기택 수석 부의장이 방북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이 수석부의장은 오는 30일 방북할 예정인 ㈔남북나눔공동체의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단에 참여해 ㈔남북나눔공동체의 지원으로 완공된 영유아 이유식 생산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남북나눔공동체는 민주평통이 대북지원 사업을 위해 2005년 1월 설립한 법인으로, 정관상 평통 수석부의장이 이사장으로 돼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 4월 평양시 락랑구역 락랑3동에서 영유아 이유식 생산을 위한 ‘평양 어린이젖가루가공 공장’ 건설에 착수, 올해 2월 완공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방북을 계속 미뤄왔다.
남북나눔측은 방북 준비를 위해 지난 15일 중국을 통해 선발대를 북한에 보내 북측 관계자들과 세부일정을 협의토록 하고 이기택 수석부의장이 포함된 160여명 규모의 방북단 명단을 북측에 전달했다.
남북나눔측은 그러나 “아직 최종 방북자 명단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1-2일 뒤 최종 명단을 확정해 북측에 팩스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 방북의 성사 여부는 지난 3월말부터 김태영 합참의장의 국회 발언을 문제삼아 정부 당국자의 방북을 불허하고 있는 북한이 평통 수석부의장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3월 김태영 합참의장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요한 것은 적(북한군)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은 “선제타격 발언”이라며 이의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군부인물들을 포함한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부의장이 그동안 대북문제에서 보수 성향의 행보를 한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남북나눔측은 “이기택 이사장의 경우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 자격이 아니라 남북나눔공동체의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하려는 것”이라며 “남북나눔공동체와 민주평통은 전혀 별개의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이기택 수석 부의장의 방북 추진은 비록 남북나눔공동체의 이사장 자격이라고 하더라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최고위층이라는 점에서 정부 당국과도 협의를 거쳤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