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前외교 “평균15cm 작은 北동포에 깊은 비애감”

▲ 윤영관 前외교통상부장관 ⓒ동아일보

노무현 정부의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전 장관은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어야 했다”며 “그랬으면 북한이 지금처럼 우리를 우습게 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지도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24일 제주도 중문에서 열린 한국중등교육협의회 연수회 특강에서 “한 달 전 개성 시내에서 북한 동포들의 신장이 우리보다 평균 15cm 정도는 작고 골상(骨相)도 달라진 모습을 보고 깊은 비애감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감정에 사로잡혀 외교정책을 밀고 나간다면 북한 동포들의 고통은 더 깊어지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도 더 험난해질 것”이라며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중국의 6배에 달하는 미국과 그 뒤를 따르는 서방국가들을 제쳐놓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일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다를 바 없는 정책을 펴자 북한은 남측이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선군정치의 덕을 보고 있으니 대북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개탄했다.

또 “우리는 한미동맹 속에서 안보와 경제발전, 민주정치를 실현했다”며 “지금도 1천여 문의 북한 장사정포가 서울을 겨냥하고 있고, 북측 협상 대표들은 심심치 않게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 전 장관은 “남북 협력과 포용정책에서 항상 지침으로 삼아야 될 것이 있다”면서 “80년대 후반 이래 세계사에서 사회주의가 시장경제를 도입해서 자체 전환하지 않으면 망하는 것이 법칙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도 이 법칙에서 절대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대북 경협도 북한의 시장경제화를 돕는 일이 돼야 했지만 새 정부는 DJ정부 때와 같은 (원칙 없는) 포용정책을 계속했고, 그 때문에 북한이 큰소리치면서 지원을 받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국력이 상승하고 있는 이때에 탈미친중(脫美親中)을 하나의 전략적 선택으로까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외교는 감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차가운 계산으로 해야 하고, 특히 우리 민족에게 해결해야 할 민족적 과제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박현민 기자 phm@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