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前외교 “묻지마 지원이 北 개혁 막는다”

▲ 윤영관 前 외교통상부 장관

“북한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대북 경제지원은 북한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오히려 개혁을 회피하고 현상 유지에만 집착하도록 만들 수 있다.”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21일 강원도 화천군과 한림대 국제문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평화의 댐 선상(船上) 통일평화포럼’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무현 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그는 대북포용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압박만 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포용은 하면서도 비공개적으로, 그러나 단호하게 인권문제에 대한 입장을 알리고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사회의 가치들을 북한이 점진적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대북정책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윤 교수는 “북한 지도자들은 남북 간의 경제・군사・외교적 불균형 때문에 극심한 위기의식에 빠져 있다”며 “이런 어려움을 한꺼번에 타결하고 체제를 지켜야겠다는 의지 때문에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경협에 대해선 “북한이 서서히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정치사회적 결과를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소화해 나가도록 촉구・지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동맹의 약화 논란과 관련, “1980년대 한국에서 풍미했던 종속이론적 시각으론 결코 우리가 주도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탈냉전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수많은 동맹 중 가장 성공적인 동맹은 아마도 한・미 동맹이 아닌가 싶다”며 “한・미 동맹을 호혜적・수평적으로 만들어가면서도 동맹 자체를 우리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현민 기자 phm@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