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상 칼럼] 북한인권 단체 표적 사찰, 통일부 당당할 수 있나

통일부
통일부. /사진=데일리NK

최근 통일부의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에 대한 정책 방향을 지켜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지난해 동해안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 2명을 중대범죄자라는 이유로 본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송환한 것이 신문기자의 사진에 찍혀 공개되었다. 통일부도 인정했듯이 현행법률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 주민이 한국 내로 들어오면 강제송환할 수 있는 권한이나 규정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당시 북송될 경우 처형이 일상화된 북한에서 생명을 잃을 것이 너무나 명백하여 강력하게 문제 제기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막지 못했다. 심한 자괴감 속에서도 당시 야당 의원은 정권교체 후 국정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공언한 바 있다. 정권교체 이후라는 말이 더 큰 무력감을 가져왔지만 본 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왜냐하면 북한인권 사건을 조사하여 피해자와 가해자를 기록하는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본 사건을 한국 정부(북송을 결정한 관계기관 책임자와 실행자)가 북한인권 사건 가해자로 기록되는 최초의 사건으로 공식 등재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건관계자들은 한국의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역사 앞에 본인의 행위에 대한 심판과 판단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인권범죄는 국제적으로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는다.

위의 문제 제기만의 이유는 아니겠지만 NKDB 설립 전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해오던 당해년도 입국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권실태조사를 통일부는 금년 들어 최초로 강제 중단시켰다.

최근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권실태조사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인권단체, 언론, 연구기관의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과 정책개발의 기초자료가 되는 것이다. 본 활동을 통해서 12만 건 이상의 북한인권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NKDB의 핵심활동을 한순간에 차단시켜 버렸다. 우리는 여전히 조사재개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의 제정 취지는 정부와 민간, 그리고 국제사회가 협력하여 북한인권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정부의 민간에 대한 통제와 탄압이 강화될 뿐이다.

최근 통일부는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 당국과 김여정 등의 문제 제기와 요구에 반응하여 탈북민 단체 2곳의 사단법인 인가 취소를 발표했다.

연이어 통일부에 등록된 400개가 넘는 법인 중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 95개를 표적으로 지적한 후 그 중 1차로 25개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 실시를 밝혔고, 나머지 단체도 2차, 3차로 모두 사무검사를 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더구나 통일부는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 95개 중 비영리민간단체로 통일부에 등록한 64개 단체(일반인은 이해가 어렵겠지만 사단법인만 등록하면 통일부 지원사업은 신청할 수 있지만 행정자치부나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등의 사업신청을 위해서는 별도의 절차인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단체는 사단법인 등록과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하게 됨) 전체에게 비영리민간단체 자격 유지 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관련 서류 제출과 방문조사 등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통일부의 1차 사무감사 대상으로 지정된 25개 단체와 64개의 비영리민간단체 자격유지 관련 감사를 받게 되는 단체들은 과거 독재 권위주의 정권시절에도 없던 민간단체에 대한 통제와 사찰이며, 특정 단체만을 표적으로 한 것이라며, 사무검사와 서류제출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사단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주무부서의 사무감사와 감독 등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으니,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도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들은 대부분 북한인권 개선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북한당국 및 북한권력자와 갈등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당국과 김여정 등이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에 대한 잡도리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발표 이후 그에 대한 호응의 의미로 가해지는 현재 통일부의 행위는 통상적인 정책 수행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탈북민 단체 2곳에 대한 사단법인 설립 인가 취소와 95개 관련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 그리고 64개 기관에 대한 비영리민간단체 자격유지 감사를 결정하고 실행하고 있는 현 정부 관계자와 실무자들은 위에서 야당 의원이 언급한 국정조사와 정권교체 이후 벌어질 규명과 심판 과정에서 당당할 수 있을 것인가.

안타깝지만 우리 주위에는 앞선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니 화이트리스트니 하면서 정권의 코드 맞추기에 불가피하게 연루되어 옥고를 치루거나 피해를 입은 공직자들이 있다.

청운의 꿈을 안고 많은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어 명예로운 공직자의 길에 나선 이들에게 어떤 정권이든 정치적 코드화에 의한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각 진영으로 나뉘어 날선 칼날을 휘두르며 차후를 두려워하는 것도, 차후에 보자며 이를 갈며 분을 삭히는 모습도 이제는 탈피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고리를 끊어주길 바란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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