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 기념비 北에 세운다

내년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의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북한 내 윤 의사 사적지에 기념비가 세워질 전망이다.

윤봉길 의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황의만 집행위원장은 14일 “윤 의사 탄신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선천을 방문해 기념비를 세운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비 설립 장소로는 윤 의사가 체포ㆍ구금됐던 평안북도 선천경찰서 터가 가장 유력하다.

윤 의사는 1930년 3월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이라는 비장한 내용의 출사표를 집에 남기고 중국 망명에 나섰으나 도중 일본 경찰에 붙잡혀 선천경찰서에서 45일간 옥고를 치른 적이 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 등 윤 의사의 해외 행적은 모두 답사가 끝났지만 북한 내 행적만큼은 베일에 가려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하이 의거 장소나 순국지인 일본 가나자와에 있는 기념비와 비슷한 크기의 비석을 선천경찰서 터에 세울 예정이다”고 말했다.

북한 측과의 협의 등 아직 세부적인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고(故)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여러차례 윤 의사 의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기념사업회 측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기념사업회는 9월이나 10월 중 북한 내 윤 의사 사적지를 답사하고 기념비를 세운다는 목표로 통일부를 통해 방북을 추진 중이다.

기념사업회는 당초 이번 달 안으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2차 남북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성사되면서 계획을 약간 늦췄다.

방북이 성사되면 윤 의사가 고향을 떠나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까지의 구체적인 행적을 살펴보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게 된다.

윤 의사 조카인 윤 주 기념사업회 부회장은 “북한에 가야하는 이유는 윤 의사 삶을 완전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다. 윤 의사의 북한 내 행적은 본인이 집에 보낸 편지를 통해서만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윤 의사가 경찰에서 풀려난 뒤 만주로 가는 통행증을 손에 넣기 위해 신의주산업조합에 위장 취업을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다.

기념사업회는 또 탄신 100주년을 맞아 제작 중인 `아! 윤봉길’ 다큐멘터리에도 북한 내 사적지를 담을 수 있을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

황 위원장은 “윤 의사는 독립투사일뿐 아니라 한문학에 능하고 농촌계몽운동에도 헌신하는 등 종합적인 면에서 뛰어났던 분이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윤 의사에게 너무도 많은 빚을 지고 있다. 100주년을 맞아 온 국민이 옷깃을 여미고 그 뜻을 되새기는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