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경제난 북한, 핵물질·기술 불법 이전 가능”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테러집단은 핵물질과 기술을 획득하려고 어떤 대가도 감수할 것이고, 절박하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북한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보 각료회의 개막 연설에서 “북한의 핵물질 또는 핵기술의 불법 이전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각료급 회의는 2013년 1차 회의 후 3년 만으로, 윤 장관은 이번 회의의 의장을 맡았다.

그는 이어 “세계 각국이 핵물질 철폐, 감소, 제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2009년 IAEA 안전조치와 사찰을 거부한 뒤 북한 내 핵물질의 양과 관리 상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북한 비핵화가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핵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IAEA가 올해 총회에서 북한 핵실험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 결의를 채택한 점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회의 주재 계기로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중인 윤 장관은 이밖에도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과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외교부 장관,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들과 잇따라 면담하면서 북핵 외교를 진행 중이다.

윤 장관은 지난 4일 유엔 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채택 후 첫 해외 방문 일정으로 유키야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이 올해만 2차례 핵실험을 감행하고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재개한 엄중한 상황에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대응 과정에서 한-IAEA간에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마노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실험과 핵연료 재처리 등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IAEA 차원에서 엄중한 상황 인식하에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며, 북핵 시설 검증 준비 태세를 상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날 진행된 쿠르츠 장관과의 회담에서 윤 장관은 “오스트리아가 강력한 대북규탄성명 발표 등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에 적극 동참해온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금번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뿐 아니라 EU 주요 회원국이자 핵비확산체제 선도국인 오스트리아가 EU차원의 강력한 독자제재 조치가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또 제르보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지난 1·6 및 9·9 핵실험 당일 제르보 사무총장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CTBT 가입을 강력히 촉구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핵실험 금지 관련 최고의 권위와 기술적 전문성을 지닌 CTBTO가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에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제르보 사무총장은 “CTBT 채택 20주년인 금년에만 북한이 두 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CTBT 발효 노력을 포함한 국제 비확산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 핵실험 감시 및 검증은 물론, 북한 핵실험 모라토리엄과 CTBT 서명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유엔 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기점을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가 한층 더 강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달 중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현지에서 연쇄 양자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신규 대북제재 결의의 후속조치를 논하겠다는 취지다.

안보리 신규제재 채택과 한미일 3국의 독자 대북제재 발표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까지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한 논의에 참여한다면, 북한이 느끼는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 압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한미일 3국은 이달 13일 서울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열고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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