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사태해결 물꼬 틀까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파악 등을 위해 방북한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북측 관계자들과 관련 협상에 착수함에 따라 그가 어떤 결과물을 들고 돌아올지 주목되고 있다.

북측이 이번 사건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며 현장조사단 입북 허용을 일축함에 따라 양측의 공식 소통채널이 끊긴 상황에서 현대아산이 유일한 대화창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13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관광객 피살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방북길에 올랐던 윤 사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북한의 금강산 관광 관리당국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측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다.

현재 윤 사장이 어떤 내용으로 북측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 당국이 파악한 사건 경위를 청취한 뒤 남북 공동으로 진상 조사를 벌이는 방안 등을 제안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사장이 신체 불가침 보장 등을 담은 남북간 합의서 내용을 들어 이번 북측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피살된 고(故) 박왕자(53.여)씨 사건에 대한 남측의 현장조사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내는 등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전날 오후 윤 사장과 북측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에 `현장조사 거부’라는 강경 어조의 담화가 발표됐다는 것은 북측이 현대아산측과 논의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윤 사장이 이날 오전에 이어 오후까지도 북측 관계자들을 계속 만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현대아산은 이번처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던 1999년 민영미씨 억류사건 때 김윤규 당시 사장이 북측 아태평화위 관계자와 접촉해 민씨의 석방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에도 남북간 관계가 경색돼 공식적으로는 대화채널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아산의 교섭력이 매우 중요했던 상황이었다.

윤 사장과 북측의 대화채널이 계속 가동될 경우 전날 `조사거부’ 방침을 밝힌 북측과 이날 진상규명을 거듭 요구한 한국 정부간의 `교착상태’를 푸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윤 사장이 이번 사건의 경위를 놓고 북측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현장 목격자 등으로부터 제기된 다양한 의문점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정부는 북측 주장을 재구성하면 중년 여성인 박씨가 숙소에서 피격지점까지 3∼3.3㎞를 20분만에 걸어간 셈이 돼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고 현장 목격자 이인복씨도 총성이 두 발 밖에 들리지 않았다고 증언해 경고사격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결과물을 들고 오겠다는 게 윤 사장의 뜻인 만큼 조금씩 대화가 좋은 방향으로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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