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BDA 해법

“뭔가 해결의 가닥이 보이는 듯 한데..”

북핵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아온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은 23일 상당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9-21일 진행된 한.중간 협의에 이어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날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등 한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흐름과 관련이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우선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북한이 지난 주말께 모종의 시그널을 중국측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에 대해 당국자들은 지난 20일 북한 리제선 원자력총국장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와 북한입장을 비교적 잘 대변해온 조선신보의 내용을 거론하고 있다.

리제선 총국장은 편지에서 “BDA에 동결된 자금이 실제 해제됐다는 것이 확인되는 즉시 IAEA실무대표단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선신보는 BDA 해법으로 “조선(북한)의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보장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북한의 입장을 요약해보면 지난 10일 미국이 BDA 자금 2천500만달러 해제를 지지하는데서 더 나아가 BDA에 묶여있는 자신들의 돈이 `정상적으로 송금이 되는 상황’을 입증해달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입장을 중국측에 전달했고 중국을 통해 한국도 그 내용을 인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돈을 송금받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최근 새로운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강인 미국의 재무부가 BDA 제재를 통해 `무서운 힘’을 보여준 상황에서 북한 돈을 받겠다고 선뜻 나설 은행을 찾기가 한동안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등이 나서 적극 노력한 결과 최근 들어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의 일부 은행에서 ‘미국 변수’만 해결해주면 BDA 북한 자금 가운데 합법계좌에 속한 것은 받을 수도 있다는 의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황에서 ▲더 이상 BDA 문제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없으며 ▲북한이 2.13 합의 이행의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고 ▲미국의 협조를 받아 BDA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협조란 제3국의 은행이 북한자금(합법)을 송금받아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막강한 미국의 양해가 없이는 BDA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는 점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천 본부장 등이 오는 27일께 서울로 돌아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BDA 문제는 이달 말이나 5월 초에 실질적 해결 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만일 작업이 원만하게 풀려 BDA 북한자금 일부가 제3국 은행으로 송금되면 북한은 약속한대로 IAEA 감시단 초청과 함께 2.13 합의에 규정된 자신들의 초기조치 의무사항을 이행하게 된다.

이는 곧 6자회담 프로세스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예상치 않은 한달여의 휴지기를 보내고 있는 현 상황이 극적으로 타개될 지 주목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