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대북 포괄적 패키지’

우리 정부가 제시하고 방한 중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정식으로 화두를 던진 대북 ‘포괄적 패키지’에 대한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20일 이와 관련, “단계적이고 부분적 접근에 대한 일종의 대칭 개념”이라며 “완벽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모든 요소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반 요소 대부분은 9.19공동성명 안에 열거돼 있다”며 “그 요소들을 망라해 실행할 수 있는 안을 만드는 것이 포괄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고위당국자는 또 “비핵화의 큰 조치가 있다면 북.미간 국교정상화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괄적 패키지에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다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당국자의 발언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설계도’로 평가되는 9.19공동성명의 내용을 종합하면 ‘포괄적 패키지’는 북한 체제보장과 북.미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 지원, 핵무기.핵시설 폐기 및 국외반출, 미사일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즉, 9.19공동성명에서 목표만 정해 놓고 실질적인 이행은 2.13합의(2007년)나 10.4합의(2007년) 등 단계적.부분적 합의에 의존했던 기존의 접근 방법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요구되는 북한의 불가역적 조치들과 이에 상응해 제공될 보상 플랜을 한번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포괄적 접근은 북.미 양자가 아닌 6자회담을 통해 진행돼야한다는 게 한.미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오전 국내 중견 언론인과 조찬간담회에서 “만일 평양이 핵없는 한반도로 돌아가는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면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은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에 대한) 포괄적 패키지는 미국 단독이 아닌 한.중.일과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당국자도 북.미 양자 협상에서 이런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참여하고 우리 의견도 개진할 수 있는 장이 나은 것이고 미국도 혼자 모든 책임을 짊어지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이유로 대부분이 6자회담으로의 복귀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괄적 패키지라는 기본적인 접근 구상은 오바마 정부 들어와서 우리가 제일 먼저 제시한 것”이라며 “이런 기본적 접근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들과도 얘기했고 공감대가 넓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 정부는 북핵 협상이 재개될 때를 대비해 9.19 공동성명을 토대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정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무엇을 주고받아야 할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괄적 패키지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구상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자는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논의할 모든 사안은 9.19 공동성명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면서 “북한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체제보장 문제와 비핵화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패키지를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모두 구상 단계일 뿐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5자가 포괄적 패키지를 마련하고 북한에 제시할지, 아니면 북한과 함께 포괄적 패키지를 협의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당분간 유엔 제재국면이 이어지면서 각국 차원에서 포괄적 패키지에 대한 구상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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