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드러난 한반도 평화체제 韓美中 입장

향후 이뤄질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과 관련, 북한을 포함한 4개 당사국 중 한국과 미국, 중국 3국의 기본 입장이 26일 외교안보연구원 주최 세미나를 통해 윤곽을 드러냈다.

3개국 당국자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이 남.북.미.중의 4자회담 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하면서 남과 북이 그 협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다만 평화체제 협상의 개시시점과 관련, 한국 측은 불능화가 `가시적 진전’을 보이는 시점을 언급했고 미측은 불능화의 완료 시점을 선호했다. 중국 측은 비교적 탄력적 입장을 취하면서 불능화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는 때를 개시시점으로 희망했다.

◇ 평화체제 주체 =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북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미국과 중국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시에 관여했던 지위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평화체제 4개 당사국 중 남.북과 미.중의 지위를 구분하는 `2+2′ 구상을 밝혔다.

남북이 평화협정 서명 당사국이 되고 미.중은 증인 등으로 참여하는 식으로, 남북이 주요 당사국의 지위를 얻어야 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아울러 송 장관은 “유엔이 적절한 방안으로 이 체제를 지지하는 방안도 검토가 가능하다”고 언급, 유엔이 한반도 평화협정의 보증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 대사는 “당사국은 남.북.미.중이며 가장 중요한 당사국은 남과 북”이라고 말해 송 장관과 마찬가지로 남북과 미.중의 지위 차이를 인정했다.

닝푸쿠이 중국 대사는 “남북은 당연히 평화체제의 직접 당사자라고 생각한다”면서 “4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말해 한.미와 뜻을 같이 하면서 평화체제 논의 틀은 중국을 포함한 4자회담 구도가 되어야함을 강조했다.

한편 송 장관은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후에도 계속 주둔하면서 새로운 동북아 환경에 맞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 평화체제와 맞물려 민감한 화두 중 하나인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평화체제 협상 개시시점과 선언주체 = 송 장관은 불능화가 가시적 진전을 보이는 때를 언급했다. 이는 불능화가 마무리될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불능화가 진행되는 기간 협상을 개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비해 버시바우 대사는 평화체제 협상 개시시점으로 “북한이 핵시설을 불능화한 후에 협상을 시작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해 불능화와 신고로 구성된 비핵화 2단계가 완료된 뒤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가시적 진전’을 언급한 송 장관이 연내 개최 가능성에 무게를 둔 듯 했다면 버시바우 대사는 내년 초 쪽에 무게를 뒀다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닝푸쿠이 대사는 이와 관련, “(불능화) 완료시점은 아니고 불능화의 실질적 진전이 이룩될 때 개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해 불능화 진행 중에도 가능하다는 송 장관과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협상 개시 선언의 주체로 송 장관은 “실무자부터 경우에 따라 최고위선까지 가능하다”며 폭을 넓게 잡았다. 당초 외교부 당국자들이 `당사국 외교장관급’이 될 것이라고 밝혀온 점으로 미뤄 협상 개시의 주체는 당사국 정상이 되어야 한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감안한 발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버시바우 대사는 “외교장관급이나 6자회담 수석대표 차원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해 정상급에서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닝 대사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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