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드러난 북미 금융실무그룹..역할에 관심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한과 미국이 구성하게될 금융문제 실무그룹(working group)의 역할과 기능이 로버트 키미트 미 재무부 부장관의 8일 방한 등을 계기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당국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실무그룹은 6자회담 재개의 걸림돌이 되어온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을 북측에 설명하고 향후 처리방향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BDA 문제의 원인이 된 북한의 돈세탁 및 위폐제조 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협의하는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가 향후 재개될 6자회담에서 이 채널을 통해 BDA 문제를 어떻게, 그리고 언제쯤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무그룹 역할과 기능은 = 북미가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지만 BDA 문제와 관련한 합의 내용은 `금융문제 실무그룹을 구성하자’는 것 외에 드러나는 것이 없다.

미국은 양국 재무 당국자들이 참여하는 실무그룹 구성을 통해 BDA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지난 1일 “금융제재 해제문제를 논의, 해결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회담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에 제시한 것은 6자회담에 나오면 그 틀 속에서 금융문제를 논의할 메커니즘을 만들고 궁극적인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미가 금융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한 만큼 이 그룹이 어떤 형태로든 BDA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될 것은 분명하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최근 한 강연에서 “6자회담 틀 안에서 구성될 북미 실무그룹에서 대북 금융제재를 야기한 불법행위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협력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미간 실무그룹은 무엇보다 BDA 문제 해결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북측에 설명하고 향후 처리방향을 전달하는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그룹은 또 BDA 문제의 원인이 된 북한의 돈세탁 및 위폐제조 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협의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북미간 금융문제 양자논의는 지난 3월 뉴욕에서 있었던 대화의 연장선상”이라는 키미트 부장관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미측은 BDA 조사에 대한 미 당국의 입장과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에 국제사회의 돈세탁 방지활동에 동참하려 한다면 APG(아시아태평양 자금세탁방지기구)에 우선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와 위폐문제 검사를 위한 북미간 비상설협의체의 구성, 미국내 은행의 북한 계좌 개설 허용, 위조지폐 감식을 위한 미국의 기술지원 등을 요청했다.

결국 실무그룹이 결성되면 이 같은 양측의 제안 중 일부는 실제로 논의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정부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BDA 문제 언제쯤 풀릴까 = 실무그룹이 구성되면 관심은 BDA를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언제쯤 종식될지에 모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천 본부장과 키미트 부장관의 회동에 언급, “BDA 조사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 측이 빨리 조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 듯 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미 재무부의 BDA 조사가 언제쯤 끝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지만 6자회담 재개 전에 조사결과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외교가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반면 6자회담이 열린 뒤 북한이 구체적인 핵폐기 의지를 보일 경우 BDA 조사 종결시점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회담복귀후 핵보유국 주장을 하지 않고 9.19 공동성명 이행 협의에 성의를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미국내 여론도 BDA 문제의 조속한 종결을 촉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 미국도 법집행 차원이라는 기존 입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BDA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조사 종결과 함께 북측과의 해법 마련 작업도 가속화하고 해법 역시 북측에 전향적인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북미는 실무그룹을 6자회담 틀 내에서 개최하되 장소는 6자회담이 열리는 베이징에 국한하지 않고 북미 양국을 포함, 어디든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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