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드러나는 ‘북핵신고 절충안’

북핵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 북한과 미국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절충방안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절충방안은 복수로, 직접 당사국인 미국과 6자회담 의장국 중국, 그리고 한국이 제안해 그동안 공식.비공식 협의를 통해 북한의 선택을 기다리는 단계까지 국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 북한에 대해 ‘완전하고도 충분한 핵신고’를 요구해온 미국이 핵 문제 진전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핵 신고 항목 가운데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해외 핵확산 활동 문제 등 민감한 부분은 ‘비밀 문건’으로 처리하자는 구상을 적극 추진중이라고 국무부 고위관리와 접촉선을 유지하고 있는 워싱턴 외교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지난 27일 일본 방문 중 “핵신고의 형식이 어떤 것인지, 또 분량이 얼마나 될 지, 신고문건을 들고 얼마나 서로 왔다갔다 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서는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두달째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 핵신고 문제와 관련해 미 행정부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비밀 핵신고’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외교전문가는 분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른바 ‘비밀 핵신고’를 골자로 하는 미국의 방안에 대해 북한측이 최근 상당히 융통성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불능화에 이어 신속하게 핵폐기 작업을 진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고 대북 적성국 교역법의 적용을 종료하는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행동’이 가시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 의장국 중국도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도쿄신문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 대해 1972년 2월의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당시 발표한 공동성명인 ‘상하이 코뮈니케’를 참고, 핵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과 미국의 주장을 병기해 문서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상하이 코뮈니케는 1972년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회담한 뒤 발표된 공동성명으로 “미국과 중국의 사회제도와 대외정책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대만 문제나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정세에 대해 쌍방의 견해를 표명하고 “미.중의 관계정상화로의 진전은 모든 국가들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명시해 양국간 관계정상화의 길을 열었다.

말하자면 민감 현안인 고농축 우라늄에 의한 핵개발과 시리아에 대한 핵확산을 부정하는 북한의 입장을 배려함으로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플루토늄에 의한 핵개발 상황 등에 대한 북한의 신고 내역과 우라늄 농축계획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신고서에 병기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교착국면을 타결하자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의 절충방안을 놓고 집중 협의했으며 추가 협의를 위해 라이스 장관이 힐 차관보를 중국에 더 체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측도 최근 ▲북한이 신고할 수 있는 문제를 먼저 신고서에 포함시키고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북.미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단계적 신고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은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UEP 문제는 북한내 역학 등으로 인해 구체적인 정황 파악이 어렵다면서 미국 측에 해명을 위한 구체적 증거 제시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북.미 간 집중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면서 “과거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처럼 장기화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내에 문제가 풀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반응, 다시 말해 핵 프로그램 신고 내용에서 미국의 요구수준을 만족시키느냐에 달려있다”며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의사가 있으며 관계정상화 등 9.19공동성명이 규정하는 조치를 적극 추진해나갈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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