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와 떠나는 여행에서 박정희를 만나다

지난 27일 제18대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양자 대결구도로 좁혀지면서 이번 선거가 ‘산업화 대 민주화’,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결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논의는 이번 선거처럼 통합보다는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 정점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경제성장의 공(功)보다 5·16 군사정변, 유신 등 ‘민주적 절차에 역행했다’는 과(過)를 앞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대학생 웹진 바이트 대표 이유미 씨가 쓴 ‘육영수, 퍼스트레이디와 떠나는 여행'(시대정신 刊)은 혁명한 사람의 아내이자 가난한 대한민국의 퍼스트레이디 육영수 여사의 삶을 기행 형식으로 추적해 쓴 여행기이다.


또한 육영수의 삶과 더불어 박정희기념관 방문 등을 통해 5·16 정변의 배경과 경제발전,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젊은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서 쉽게 찾기 힘든 시야와 부지런한 발품으로 독자를 당 시대로 끌어들인다.  


이 책은 수줍음 많던 교동집의 작은 아씨가 퍼스트레이디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의 삶의 흔적을 찾아가며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육영수가 퍼스트레이디로서 나환자촌과 빈민촌을 직접 찾아가는 장면에서 독자들이 육영수보다 당시 가난했던 민초들의 삶에 눈 뜨기를 바랐다고 한다. 


이어 1974년 문세광의 흉탄에 쓰러진 사건을 재조명하고 서거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 남은 이유를 재조명한다. 


저자는 소설가 복거일 씨와 함께 서울 상암동 ‘박정희 기념도서관’을 찾아 박정희 시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기도 했다. 복 씨는 박정희 대통령은 ‘가난으로부터 탈출’이라는 당시 시대정신을 정확히 인식하고 여기에 자신의 목표를 조화시켜 국민의 에너지를 동원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경제개발의 성공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이 싹트고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유신’ 체제를 밀고 나가면서 박 대통령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비극을 맞게 됐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글머리에서 ‘육영수, 퍼스트레이디와 떠나는 여행’에 대해 “기행기라 하기에는 여행 소개와 감상이 부족하고, 평전이라 하기에는 그녀의 일대기에서 중요한 기록들을 많이 놓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기존 육 여사 전기(傳記)와 달리 여행기를 곁들어 육영수의 에피소드와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정리해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호흡이 빠른 독자들은 하루면 충분히 독파할 수 있다. 육영수를 통해 박정희와 우리의 현대사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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